한글 레터링 자료집(개정판)
1950년부터 1989년까지 음반, 영화 포스터, 광고, 포장, 간판 등을 장식했던 한글 레터링 컬렉션
1950년부터 80년대까지 한글 레터링의 주요 사례를 수집한 이 책은 2014년 출간한 〈한글 레터링 자료집 1950–1985〉의 개정판이다. 이 책이 초판과 다른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새로운 레터링 100여 개를 추가로 발굴했다. 초판에 실은 315점 레터링 중에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들을 일부 탈락시킨 결과, 개정판에서 우리는 모두 389점의 레터링을 수록했다. 새로운 레터링은 영화와 음반 타이틀의 비중이 높다. 둘째, 수록 범위를 1950~1985년에서 1989년까지로 늘렸다. 이로써 광고 산업의 성장,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등 국가적 이벤트 흐름 속에서 글자 환경이 급격히 현대화되는 이행 과정을 좀 더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개별 레터링에 대한 해설을 더했다. 글자 하나하나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 외에 과제의 성격, 즉 레터링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배경도 중요하게 다뤘고, 레터링이 적용된 ‘원본’, 즉 그것이 실제로 사용된 용례를 각각 제시해 해당 레터링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더 많은 레터링을 더 면밀히 선별하고 각각의 레터링에 대한 해설을 추가한, 초판의 확장 겸 심화 버전이라 할 만하다.
목차
9 / 1950년대(1950-1959)
51 / 1960년대(1960-1969)
119 / 1970년대(1970-1979)
257 / 컬러 레터링
297 / 1980년대(1980-1989)
353 / 레터링 해설
405 / 인터뷰(김진평, 황부용, 한태원, 석금호)
437 / 찾아보기
책 속으로
초판에서 우리는 레터링에 대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조형적인 규칙에 따라 작성한 글자’로 폭넓게 정의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수정할 필요는 없지만 손글씨 기반의 일회성 글자도 일부 포함된, 조금은 느슨한 목록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여기 나오는 모든 레터링이 ‘의도’를 가진 글자라는 점만은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반복하면, “이것들은 상품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사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회사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려고, 특정 사상과 견해를 강조하기 위해, 잡지나 영화 타이틀로서 미디어의 성격을 명확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소용된 글자다. 따라서 이 글자들을 보면서 우리는 당시 사람들이 당면한 환경 속에서 상품이나 서비스 또는 상표 이름 따위에 어떤 이미지를 부여하려 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다.
초판이 출간된 2014년 즈음에는 한글 레터링이 재발견되는 시기, 1990년대 들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던 레터링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한글 조형이 레터링 형식으로 활발하게 실험되던 때였다. 체감상, 한글 레터링은 그래픽 디자이너와 서체 디자이너의 중요한 표현 수단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고, 과거 유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새로운 미감을 창조하려는 노력 또한 여전하다. 이 책은 한글 레터링이 가장 융성했던 시절의 기록, 과거를 보존한 자료집이다. 오늘의 시각 작업자에게 유용한 힌트와 자극을 주는 자료가 되길, 적어도 (오늘을 있게 한) 과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한글 레터링 자료집(개정판)
1950년부터 1989년까지 음반, 영화 포스터, 광고, 포장, 간판 등을 장식했던 한글 레터링 컬렉션
1950년부터 80년대까지 한글 레터링의 주요 사례를 수집한 이 책은 2014년 출간한 〈한글 레터링 자료집 1950–1985〉의 개정판이다. 이 책이 초판과 다른 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새로운 레터링 100여 개를 추가로 발굴했다. 초판에 실은 315점 레터링 중에서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들을 일부 탈락시킨 결과, 개정판에서 우리는 모두 389점의 레터링을 수록했다. 새로운 레터링은 영화와 음반 타이틀의 비중이 높다. 둘째, 수록 범위를 1950~1985년에서 1989년까지로 늘렸다. 이로써 광고 산업의 성장,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등 국가적 이벤트 흐름 속에서 글자 환경이 급격히 현대화되는 이행 과정을 좀 더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개별 레터링에 대한 해설을 더했다. 글자 하나하나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 외에 과제의 성격, 즉 레터링을 둘러싼 사회·경제적 배경도 중요하게 다뤘고, 레터링이 적용된 ‘원본’, 즉 그것이 실제로 사용된 용례를 각각 제시해 해당 레터링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했다. 다시 말해, 이 책은 더 많은 레터링을 더 면밀히 선별하고 각각의 레터링에 대한 해설을 추가한, 초판의 확장 겸 심화 버전이라 할 만하다.
목차
9 / 1950년대(1950-1959)
51 / 1960년대(1960-1969)
119 / 1970년대(1970-1979)
257 / 컬러 레터링
297 / 1980년대(1980-1989)
353 / 레터링 해설
405 / 인터뷰(김진평, 황부용, 한태원, 석금호)
437 / 찾아보기
책 속으로
초판에서 우리는 레터링에 대해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조형적인 규칙에 따라 작성한 글자’로 폭넓게 정의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수정할 필요는 없지만 손글씨 기반의 일회성 글자도 일부 포함된, 조금은 느슨한 목록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여기 나오는 모든 레터링이 ‘의도’를 가진 글자라는 점만은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반복하면, “이것들은 상품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행사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회사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려고, 특정 사상과 견해를 강조하기 위해, 잡지나 영화 타이틀로서 미디어의 성격을 명확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소용된 글자다. 따라서 이 글자들을 보면서 우리는 당시 사람들이 당면한 환경 속에서 상품이나 서비스 또는 상표 이름 따위에 어떤 이미지를 부여하려 했는지 유추해 볼 수 있다.
초판이 출간된 2014년 즈음에는 한글 레터링이 재발견되는 시기, 1990년대 들어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던 레터링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한글 조형이 레터링 형식으로 활발하게 실험되던 때였다. 체감상, 한글 레터링은 그래픽 디자이너와 서체 디자이너의 중요한 표현 수단으로 계속 발전하고 있고, 과거 유산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새로운 미감을 창조하려는 노력 또한 여전하다. 이 책은 한글 레터링이 가장 융성했던 시절의 기록, 과거를 보존한 자료집이다. 오늘의 시각 작업자에게 유용한 힌트와 자극을 주는 자료가 되길, 적어도 (오늘을 있게 한) 과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