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hythm and Drawing
류은지 작가가 매일 수첩과 작은 종이에 그린 그림들 55점과 함께 흙을 빚어 만든 도예작업 10점을 함께 담았습니다.
작가 노트
2021년 1월부터 매일 조금씩 그린 드로잉을 모았습니다. 일상 속 움직이고 멈추었던 곳에서 종이를 꺼내 물감으로 쓱쓱 하고 그린 것입니다. 책상 위 무심히 늘어진 책들과 커피잔과 같은 사물들, 내 앞에 앉은 누군가의 뒷모습, 사랑하는 반려묘 쿠로가 있는 오후, 산책길에 마주하는 산과 나무들의 아름다움을 만나면 마음은 어느새 하얀 종이를 펼치고 그 위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을 나의 색채로 그려보는 것. 이것은 나의 삶에 작은 리듬감을 실어줍니다.
작은 컵이 제 앞에 놓여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짙은 갈색의 커피는 책상의 미세한 흔들림에 따라 표면에 물결을 만들어내고 그것은 어디에선가 본 적 있는 파란 호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 주위를 가득 둘러싼 녹음을, 불어오는 바람을, 새의 소리를 들으며 하늘을 그립니다. 무목적의 드로잉은 의식과는 별개의 어떤 방향으로 절 이끌어 갑니다. 붓을 잡고 버석거리는 종이 위에 그려봅니다. 갈색의 커피, 물결, 호수 그리고 새와 하늘… 그러다 보면 정확히 무엇을 그리려 했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예술이라 말하지 않고 그리는 것들 속에서 편안한 리듬을 느낍니다. 어느 곳을 가든 저의 가방 속에는 늘 작은 수첩과 물감이 들어있습니다. 소파에 앉아 무릎을 책상 삼아 그리거나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두고 그리거나 혼자 혹은 둘이 떠난 여행지에서도 언제나 수첩을 펴곤 합니다. 사진으로 시간을 저장하듯 그날의 기분과 감정의 템포를 그림으로 저장합니다. 그리고 펼쳐봅니다. 그날의 리듬을.
목차
15 Everyday drawing
77 Drawing of pottery
작가 소개
류은지 (일러스트레이터, 미술가)
산과 나무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종이 위에 그리는 사람. 매일의 진심을 모아 좋은 무언가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 대표작으로는 『은지의 하루만화(2020)』가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대구에서 독립출판사이자 작은 서점인 고스트북스(Ghost Books)와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드는 리틀룸(little room)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instagram@eunji_room
Rhythm and Drawing
From January of 2021 to the present, I have drawn some little daily drawings. I used to take my paper and paints out from place to place where I had been in everyday life. When I met Things like books and coffee cups hanging carelessly on the desk, The back view of someone sitting in front of me, An afternoon with my beloved cat Kuro, and The beauty of mountains and trees on the promenade, my heart already unfolded the white paper and drew something on it. Just drawing what I see as it is by my own color brings a little rhythm to my life.
A small cup is placed in front of me. The dark brown coffee inside creates waves on the surface as the desk shakes finely, and it reminds me of a deep blue lake I had seen somewhere. I draw the sky with the sound of the bird, the wind blowing and the surrounding forest. The purposeless drawing leads me in some direction, separate from my consciousness. I grab a brush and draw on rustling paper. Brown coffee, waves, lake, birds and sky… Then I don't know exactly what I was trying to draw. But I feel a comfortable rhythm in the things I draw without saying it's art.
Wherever I go, I always have a small notebook and paints in my bag. While sitting on the sofa, I spread my notebook on my knees as if it was a desk and drew something. Also, I draw a cup of warm coffee at a cafe and open my notebook on a trip alone or with someone together. As if capturing the time with taking pictures, I store the tempo of the day's mood and emotions. And I'm going to unfold it. The rhythm of the day.
Eunji Ryu (Illustrator, Painter)
I am a person who likes to look at mountains and trees and draws them on paper. And also I am a person who tries to make something good by collecting the deep heart of every day.
(instagram@eunji_room)
Rhythm and Drawing
류은지 작가가 매일 수첩과 작은 종이에 그린 그림들 55점과 함께 흙을 빚어 만든 도예작업 10점을 함께 담았습니다.
작가 노트
2021년 1월부터 매일 조금씩 그린 드로잉을 모았습니다. 일상 속 움직이고 멈추었던 곳에서 종이를 꺼내 물감으로 쓱쓱 하고 그린 것입니다. 책상 위 무심히 늘어진 책들과 커피잔과 같은 사물들, 내 앞에 앉은 누군가의 뒷모습, 사랑하는 반려묘 쿠로가 있는 오후, 산책길에 마주하는 산과 나무들의 아름다움을 만나면 마음은 어느새 하얀 종이를 펼치고 그 위에 무언가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저 있는 그대로 보이는 것을 나의 색채로 그려보는 것. 이것은 나의 삶에 작은 리듬감을 실어줍니다.
작은 컵이 제 앞에 놓여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짙은 갈색의 커피는 책상의 미세한 흔들림에 따라 표면에 물결을 만들어내고 그것은 어디에선가 본 적 있는 파란 호수를 떠올리게 합니다. 그 주위를 가득 둘러싼 녹음을, 불어오는 바람을, 새의 소리를 들으며 하늘을 그립니다. 무목적의 드로잉은 의식과는 별개의 어떤 방향으로 절 이끌어 갑니다. 붓을 잡고 버석거리는 종이 위에 그려봅니다. 갈색의 커피, 물결, 호수 그리고 새와 하늘… 그러다 보면 정확히 무엇을 그리려 했는지 알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예술이라 말하지 않고 그리는 것들 속에서 편안한 리듬을 느낍니다. 어느 곳을 가든 저의 가방 속에는 늘 작은 수첩과 물감이 들어있습니다. 소파에 앉아 무릎을 책상 삼아 그리거나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두고 그리거나 혼자 혹은 둘이 떠난 여행지에서도 언제나 수첩을 펴곤 합니다. 사진으로 시간을 저장하듯 그날의 기분과 감정의 템포를 그림으로 저장합니다. 그리고 펼쳐봅니다. 그날의 리듬을.
목차
15 Everyday drawing
77 Drawing of pottery
작가 소개
류은지 (일러스트레이터, 미술가)
산과 나무를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을 종이 위에 그리는 사람. 매일의 진심을 모아 좋은 무언가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 대표작으로는 『은지의 하루만화(2020)』가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대구에서 독립출판사이자 작은 서점인 고스트북스(Ghost Books)와 일러스트레이션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드는 리틀룸(little room)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instagram@eunji_room
Rhythm and Drawing
From January of 2021 to the present, I have drawn some little daily drawings. I used to take my paper and paints out from place to place where I had been in everyday life. When I met Things like books and coffee cups hanging carelessly on the desk, The back view of someone sitting in front of me, An afternoon with my beloved cat Kuro, and The beauty of mountains and trees on the promenade, my heart already unfolded the white paper and drew something on it. Just drawing what I see as it is by my own color brings a little rhythm to my life.
A small cup is placed in front of me. The dark brown coffee inside creates waves on the surface as the desk shakes finely, and it reminds me of a deep blue lake I had seen somewhere. I draw the sky with the sound of the bird, the wind blowing and the surrounding forest. The purposeless drawing leads me in some direction, separate from my consciousness. I grab a brush and draw on rustling paper. Brown coffee, waves, lake, birds and sky… Then I don't know exactly what I was trying to draw. But I feel a comfortable rhythm in the things I draw without saying it's art.
Wherever I go, I always have a small notebook and paints in my bag. While sitting on the sofa, I spread my notebook on my knees as if it was a desk and drew something. Also, I draw a cup of warm coffee at a cafe and open my notebook on a trip alone or with someone together. As if capturing the time with taking pictures, I store the tempo of the day's mood and emotions. And I'm going to unfold it. The rhythm of the day.
Eunji Ryu (Illustrator, Painter)
I am a person who likes to look at mountains and trees and draws them on paper. And also I am a person who tries to make something good by collecting the deep heart of every day.
(instagram@eunji_ro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