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와 구름과 빵
사랑과 이별에 대한 그림 산문책. 이 책은 2023년 출간된 산문집 『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에 수록된 내용 가운데 저자가 그의 반려견과 함께하며 쓴 글을 모아 새롭게 선보이는 그림 산문책이다.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성찰이 담긴 글과 어두운 마음을 환하게 밝혀 주는 따뜻한 그림은 이별 앞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들에게 다시 사랑할 용기와 희망을 선물한다. 아직 울고 있는 사람에게도, 아직은 그 눈물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가장 외로운 마음에 가장 따뜻한 말을 건네는 소중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슬픔을 이기는 행복한 깨달음
명왕성 토토와 어느 소설가의 사랑 이야기
■이별이 무서운 사람들
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 앞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아무리 강철 같은 마음의 소유자라 해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완벽한 절망 앞에서는 갈피 없이 부서지고 흔적 없이 무너진다. 그렇기에 죽음에 대한 고찰은 세상 어떤 이야기보다 소중하다. 죽음 앞에서 우등생이 되는 길은 요원하겠지만 예습과 복습이 낙제생을 면하게 해 준다면 이 책은 그 과정을 함께해 줄 단 한 권의 교과서다. 작가는 ‘타인의 죽음’이라는 터널을 지나는 동안 자신의 마음에 생긴 상처의 내력을 면밀히 들려준다.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홀로 멀리서나마 알게 된다는 건 충만한 위로가 된다. 독자들은 작가의 생각에 공감하며 어느새 위로받은 자신을 만날 수 있다.
■ 보이지 않는 눈물, 펫로스 증후군
죽음은 다 슬프지만, 타인에게 말 못 할 죽음은 때로 더 깊은 슬픔을 동반한다.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이 그렇다. 펫로스 증후군은 사랑하는 가족이었던 반려동물이 자신의 곁을 영영 떠나가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우울감과 상실감을 말한다. 혹자는 사람도 아닌 짐승의 죽음에 그토록 아파하는 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개와의 사별은 각기 다른 빛깔로 엄청난 고통을 준다. 이 책은 16년 동안 함께했던 반려견 토토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상실감 속에서 방황하던 저자가 슬픔을 견디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흘린 눈물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눈물은 영혼을 정돈시켜 주고 단단한 깨달음을 주는 ‘맑은 눈물’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의 마음에 퍼져 나가는 건 슬픔이 아니라 행복에 더 가깝다.
■ 명왕성 이별법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널리 알려진 ‘무지개 다리’ 이야기는 이별의 무게를 잠시나마 감소시켜 주는 위로의 개념이다. 그럼에도 상실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명왕성 이별법’에 기대어 볼 수도 있겠다. 이 책에서 ‘명왕성’은 존재가 ‘소멸’하는 죽음을 대체하며 존재가 ‘이동’하는 죽음을 말한다. 사랑하는 그 사람이 죽은 뒤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득히 먼 곳,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먼 곳인 ‘명왕성’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무지개 다리가 이승이 아닌 저승의 시공간이라면, 명왕성은 우주라는 ‘한공간’에 있다. 감당하기 힘든 감정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깨달음과 홀린 듯이 반복해서 읽게 만드는 문학적인 표현, 거기 더해 시적 상상력은 글을 통해 정신을 수련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생하게 증명한다.
■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
시니어 토토와 이별한 후, 작가는 고민 끝에 유기견 보호소를 향한다. 사별의 트라우마가 두렵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곳에서 운명처럼 만난 갈색 눈동자의 주인공, 수컷 시추 한 마리를 입양하며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이 책의 후반부는 주니어 토토를 입양해 서로를 길들여 나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이별이 힘든 것만큼이나 만남도 힘들다. 외롭지만 따뜻하고, 비장하지만 유머러스한 둘의 나날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별과 만남이 모두 ‘사랑’의 동사임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반려견과의 헤어짐과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비유이기도 하다.
■ 따뜻한 여운으로 가득한 그림
이응준 작가의 유려한 글과 함께 류은지 작가의 그림은 애틋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가슴에 구멍이 뚫린 남자는 고독한 주인공의 내면을 비유적으로 드러낸다. 남자의 가슴에 뚫린 구멍이 토토와 함께하는 삶 속에서 채워지는 과정은 슬픔을 견디며 사랑을 배워 나가는 인간 존재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작가에게는 올려다본 하늘의 구름에도 토토가 있고, 길을 걷다 마주친 빵 속에도 토토가 있다. 우리 독자들도 이 책과 함께 인생의 난제들을 몽글몽글한 보물로 보듬고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눈길이 닿는 어느 곳에서도 우리 자신의 ‘토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명왕성에서 이별
거대한 삼나무 숲 에세이
하얀 뭉게구름 안에 있는 것
에필로그
글: 이응준
글로 하는 거의 모든 장르들을 다룬다. 영화, 음악 같은 다른 일들도 한다. 인간을 좋아하지 않지만, 개를 사랑하는 인간은 안 싫어하는 편이다.
그림: 류은지
그림을 그리며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그것을 종이 위에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토토와 구름과 빵
사랑과 이별에 대한 그림 산문책. 이 책은 2023년 출간된 산문집 『고독한 밤에 호루라기를 불어라』에 수록된 내용 가운데 저자가 그의 반려견과 함께하며 쓴 글을 모아 새롭게 선보이는 그림 산문책이다.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성찰이 담긴 글과 어두운 마음을 환하게 밝혀 주는 따뜻한 그림은 이별 앞에서 눈물 흘리는 사람들에게 다시 사랑할 용기와 희망을 선물한다. 아직 울고 있는 사람에게도, 아직은 그 눈물을 모르는 사람에게도, 이 책은 가장 외로운 마음에 가장 따뜻한 말을 건네는 소중한 친구가 되어 줄 것이다.
슬픔을 이기는 행복한 깨달음
명왕성 토토와 어느 소설가의 사랑 이야기
■이별이 무서운 사람들
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 앞에서 우리는 속수무책이다. 아무리 강철 같은 마음의 소유자라 해도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완벽한 절망 앞에서는 갈피 없이 부서지고 흔적 없이 무너진다. 그렇기에 죽음에 대한 고찰은 세상 어떤 이야기보다 소중하다. 죽음 앞에서 우등생이 되는 길은 요원하겠지만 예습과 복습이 낙제생을 면하게 해 준다면 이 책은 그 과정을 함께해 줄 단 한 권의 교과서다. 작가는 ‘타인의 죽음’이라는 터널을 지나는 동안 자신의 마음에 생긴 상처의 내력을 면밀히 들려준다. 자신과 똑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을 홀로 멀리서나마 알게 된다는 건 충만한 위로가 된다. 독자들은 작가의 생각에 공감하며 어느새 위로받은 자신을 만날 수 있다.
■ 보이지 않는 눈물, 펫로스 증후군
죽음은 다 슬프지만, 타인에게 말 못 할 죽음은 때로 더 깊은 슬픔을 동반한다.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이 그렇다. 펫로스 증후군은 사랑하는 가족이었던 반려동물이 자신의 곁을 영영 떠나가게 되면서 느끼게 되는 우울감과 상실감을 말한다. 혹자는 사람도 아닌 짐승의 죽음에 그토록 아파하는 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의 사별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개와의 사별은 각기 다른 빛깔로 엄청난 고통을 준다. 이 책은 16년 동안 함께했던 반려견 토토가 무지개다리를 건넌 후 상실감 속에서 방황하던 저자가 슬픔을 견디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흘린 눈물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눈물은 영혼을 정돈시켜 주고 단단한 깨달음을 주는 ‘맑은 눈물’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들의 마음에 퍼져 나가는 건 슬픔이 아니라 행복에 더 가깝다.
■ 명왕성 이별법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널리 알려진 ‘무지개 다리’ 이야기는 이별의 무게를 잠시나마 감소시켜 주는 위로의 개념이다. 그럼에도 상실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명왕성 이별법’에 기대어 볼 수도 있겠다. 이 책에서 ‘명왕성’은 존재가 ‘소멸’하는 죽음을 대체하며 존재가 ‘이동’하는 죽음을 말한다. 사랑하는 그 사람이 죽은 뒤에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득히 먼 곳,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먼 곳인 ‘명왕성’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무지개 다리가 이승이 아닌 저승의 시공간이라면, 명왕성은 우주라는 ‘한공간’에 있다. 감당하기 힘든 감정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깨달음과 홀린 듯이 반복해서 읽게 만드는 문학적인 표현, 거기 더해 시적 상상력은 글을 통해 정신을 수련한다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생하게 증명한다.
■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
시니어 토토와 이별한 후, 작가는 고민 끝에 유기견 보호소를 향한다. 사별의 트라우마가 두렵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곳에서 운명처럼 만난 갈색 눈동자의 주인공, 수컷 시추 한 마리를 입양하며 삶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이 책의 후반부는 주니어 토토를 입양해 서로를 길들여 나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이별이 힘든 것만큼이나 만남도 힘들다. 외롭지만 따뜻하고, 비장하지만 유머러스한 둘의 나날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이별과 만남이 모두 ‘사랑’의 동사임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이 책은 반려견과의 헤어짐과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비유이기도 하다.
■ 따뜻한 여운으로 가득한 그림
이응준 작가의 유려한 글과 함께 류은지 작가의 그림은 애틋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가슴에 구멍이 뚫린 남자는 고독한 주인공의 내면을 비유적으로 드러낸다. 남자의 가슴에 뚫린 구멍이 토토와 함께하는 삶 속에서 채워지는 과정은 슬픔을 견디며 사랑을 배워 나가는 인간 존재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작가에게는 올려다본 하늘의 구름에도 토토가 있고, 길을 걷다 마주친 빵 속에도 토토가 있다. 우리 독자들도 이 책과 함께 인생의 난제들을 몽글몽글한 보물로 보듬고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눈길이 닿는 어느 곳에서도 우리 자신의 ‘토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명왕성에서 이별
거대한 삼나무 숲 에세이
하얀 뭉게구름 안에 있는 것
에필로그
글: 이응준
글로 하는 거의 모든 장르들을 다룬다. 영화, 음악 같은 다른 일들도 한다. 인간을 좋아하지 않지만, 개를 사랑하는 인간은 안 싫어하는 편이다.
그림: 류은지
그림을 그리며 작은 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아 그것을 종이 위에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