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나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어느 날 나의 연인이, 친구가, 가족이 고양이가 되었다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데, 이 마음은 무엇일까
2012년 제1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으로 데뷔한 이래 장편소설은 물론 SF와 호러, YA소설을 넘나들며 전방위 영역에서 13년 차 소설가로서의 저력을 성실히 입증해온 이종산의 소설 《고양이와 나》가 출간되었다.
전 세계 인구의 5퍼센트가 고양이로 변한 세상을 배경으로 사랑하는 친구와 연인, 가족이 고양이가 된 사람들이 사려 깊은 이해와 존중, 느슨한 연결을 바탕으로 함께 살아가는 여섯 편의 연작소설을 선보인다.
한날한시, 난데없이 고양이로 살아갈 선택지를 맞닥뜨린 후 누군가는 여전히 사람으로 누군가는 고양이로 또 다른 생을 시작한다. 수록된 단편소설들은 예기치 못한 사건과 우연한 만남을 교차하며 어느덧 ‘고양이 연작’이라는 하나의 큰 울타리를 형성한다. 이러한 방식은 소설 전체의 몰입감을 높이는 한편, 저마다의 소설들이 완결성을 지니며 한 편 한 편이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고양이가 된 존재와의 사랑을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간 사회가 ‘사랑’이라는 관념을 얼마나 협소히 바라보았는지를 깨달음과 동시에, 그 목적과 대상이 과연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를 자문해보며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탐구해볼 도전적인 상상력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목차
고양이와 나
유진군
이름 없는 출판사
고양이가 된 나의 입장
고양이 공원
에필로그
작가의 말
책 속으로
나는 그가 든 가방을 옆좌석에 놓고 생각에 빠졌다. 그는 이제 동물인 걸까? 그의 어머니처럼 나도 아직은 그가 동물보다는 사람인 것 같았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그는 그였다. 그는 여전히 내게 고유한 존재였다. 그는 고양이로 변한 그였다.
p. 57, 〈고양이와 나〉 중에서
“저러는 거 보면 진군이 맞는데?”
“그러게. 성질은 똑같네.”
남자도 웃었다. 샴고양이는 화가 났는지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남자를 향해 하악질을 한번 하고는 남자가 나온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p. 105, 〈유진군〉 중에서
“손님에게 이런 말까지 해도 되나 싶지만, 실은 여기 책방 주인이 제 친구거든요. 그런데 올 초에 갑자기 고양이가 됐어요, 그 친구가.”
p. 139, 〈이름 없는 출판사〉 중에서
고양이가 된 지금은 알 것 같다. 우리는 서로를 좀 더 자유롭게 둘 수도 있었다. 고양이가 된 지금의 나처럼 해야만 하는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사랑을 ‘하는’ 대신 그저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끼기만’ 할 수도, 그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p. 199, 〈고양이가 된 나의 입장〉 중에서
“글쎄요. 저는 그게 사랑인 것 같아요.”
“어떤 것이요?”
“이해하고 싶어 하고, 궁금해하고 그런 거요.”
p. 223, 〈고양이 공원〉 중에서
작가 소개
이종산
이종산은 2012년에 장편소설 《코끼리는 안녕,》으로 제1회 문학동네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장편소설 《게으른 삶》 《커스터머》 《머드》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벌레 폭풍》, 산문집 《식물을 기르기엔 난 너무 게을러》 등이 있다. 퀴어 창작자를 위한 커뮤니티 ‘큐연’에 참여하고 있고, 현재 제주에 서 동거인과 작업실 카페 ‘읽기와 쓰기(@hojibook)’를 운영하고 있다.
고양이와 나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어느 날 나의 연인이, 친구가, 가족이 고양이가 되었다
여전히 그를 사랑하는데, 이 마음은 무엇일까
2012년 제1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으로 데뷔한 이래 장편소설은 물론 SF와 호러, YA소설을 넘나들며 전방위 영역에서 13년 차 소설가로서의 저력을 성실히 입증해온 이종산의 소설 《고양이와 나》가 출간되었다.
전 세계 인구의 5퍼센트가 고양이로 변한 세상을 배경으로 사랑하는 친구와 연인, 가족이 고양이가 된 사람들이 사려 깊은 이해와 존중, 느슨한 연결을 바탕으로 함께 살아가는 여섯 편의 연작소설을 선보인다.
한날한시, 난데없이 고양이로 살아갈 선택지를 맞닥뜨린 후 누군가는 여전히 사람으로 누군가는 고양이로 또 다른 생을 시작한다. 수록된 단편소설들은 예기치 못한 사건과 우연한 만남을 교차하며 어느덧 ‘고양이 연작’이라는 하나의 큰 울타리를 형성한다. 이러한 방식은 소설 전체의 몰입감을 높이는 한편, 저마다의 소설들이 완결성을 지니며 한 편 한 편이 더욱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고양이가 된 존재와의 사랑을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그간 사회가 ‘사랑’이라는 관념을 얼마나 협소히 바라보았는지를 깨달음과 동시에, 그 목적과 대상이 과연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지를 자문해보며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을 탐구해볼 도전적인 상상력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목차
고양이와 나
유진군
이름 없는 출판사
고양이가 된 나의 입장
고양이 공원
에필로그
작가의 말
책 속으로
나는 그가 든 가방을 옆좌석에 놓고 생각에 빠졌다. 그는 이제 동물인 걸까? 그의 어머니처럼 나도 아직은 그가 동물보다는 사람인 것 같았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그는 그였다. 그는 여전히 내게 고유한 존재였다. 그는 고양이로 변한 그였다.
p. 57, 〈고양이와 나〉 중에서
“저러는 거 보면 진군이 맞는데?”
“그러게. 성질은 똑같네.”
남자도 웃었다. 샴고양이는 화가 났는지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남자를 향해 하악질을 한번 하고는 남자가 나온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p. 105, 〈유진군〉 중에서
“손님에게 이런 말까지 해도 되나 싶지만, 실은 여기 책방 주인이 제 친구거든요. 그런데 올 초에 갑자기 고양이가 됐어요, 그 친구가.”
p. 139, 〈이름 없는 출판사〉 중에서
고양이가 된 지금은 알 것 같다. 우리는 서로를 좀 더 자유롭게 둘 수도 있었다. 고양이가 된 지금의 나처럼 해야만 하는 것들을 생각하지 않고, 사랑을 ‘하는’ 대신 그저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끼기만’ 할 수도, 그것으로 만족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p. 199, 〈고양이가 된 나의 입장〉 중에서
“글쎄요. 저는 그게 사랑인 것 같아요.”
“어떤 것이요?”
“이해하고 싶어 하고, 궁금해하고 그런 거요.”
p. 223, 〈고양이 공원〉 중에서
작가 소개
이종산
이종산은 2012년에 장편소설 《코끼리는 안녕,》으로 제1회 문학동네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빈 쇼핑백에 들어 있는 것》, 장편소설 《게으른 삶》 《커스터머》 《머드》 《도서부 종이접기 클럽》 《벌레 폭풍》, 산문집 《식물을 기르기엔 난 너무 게을러》 등이 있다. 퀴어 창작자를 위한 커뮤니티 ‘큐연’에 참여하고 있고, 현재 제주에 서 동거인과 작업실 카페 ‘읽기와 쓰기(@hojibook)’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