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시작이다
“모든 것은 독서에서 시작됩니다. 책을 읽는 것이 독서가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잃고 싶지 않은 말을 쌓아두는 곳을 만들어내는 것이 독서입니다.“
책은 무엇보다 오래, 무엇보다 깊이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 책이라는 매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다정한, 모든 것을 포용해주는 친구 같은 존재다. 책은 우리를 고독하게 하지 않는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책 읽기의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인간과 책’을 탐구하는 독서 에세이.
책이란 무엇이고,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독서가 사람의 인생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서점에는 책이 넘쳐나고 책이 아니어도 필요한 정보를 온갖 채널에서 얻을 수 있게 된 지금, 굳이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천 년의 시간을 인간과 함께해온 책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이고 의미일까? 이 책은 독서론이나 독서에 대한 지침서가 아니라, 독서라는 인간의 행위를 깊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생론이기도 하고, 또는 ‘책’이라는 관점에서 현대 사회를 비판하는 문화론이기도 하다. 2001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스테디셀러로, 도쿄 대학, 히로시마 대학, 후쿠야마 대학, 도쿠시마 대학 등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권장하는 교양서로 선정된 독서 에세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 - 책은 또 하나의 친구
2장 - 독서를 위한 의자
3장 - 나만의 말을 찾는다
4장 - 어린이책의 힘
5장 - 공통의 소중한 기억
6장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7장 - 독서하는 생물
8장 - 잃고 싶지 않은 말
나오며
책 속으로
‘읽을 책’, ‘읽어야 할 책’이 책의 전부가 아닙니다. 책이 가진 중요함 중의 하나는 ‘읽지 않는 책’의 중요함입니다. 도서관이라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든 책을 읽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조건 하에서 지어진 것입니다. ‘책의 문화’를 깊이 있게 하는 것은 그런 ‘읽지 않는 책’을 우리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 p.9
좋은 책이란, 그 안에 ‘좋은 시간’이 담긴 책입니다. 독서라는 행위가 우리에게 남겨 주는 것은 책이 갖고 있는 그 ‘좋은 시간’의 감각입니다. 책이 있는 생활, 책이 있는 풍경에서 정취를 느끼는 감각이 우리에게서 사라지면, 사회의 체온이 식어 버립니다. - p.11
쓰여 있지 않은 것을 상상하는 힘, 나타나 있지 않은 것을 생각하는 힘을 전할 수 있는 책의 힘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책을 그저 표현의 도구나 미디어 매체로만 여긴다면, 오랜 역사를 거쳐 책이 우리에게 가져다준것이 무엇인지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을 우습게 여기는 오만한 인간이 되어 버립니다. - p.24
또 하나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알려주는 것이 원래 책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쪽의 생각만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저쪽에 있다고 떠올리게 해 주는 것이 책의 숨겨진 힘입니다. - p.30
다시 읽기는 망각과 싸우는 법이기도 하고, 나에게 필요한 말을 되찾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 p.35
독서를 위한 의자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그런데 집에 서재가 있는 사람이라도, 자기만의 방이 있는 사람이라도, 책을 읽기 위한 의자를 - 벤치라도 상관없지만, 오로지 독서만을 위한 의자를 - 아주 쓰기 편한 것으로 갖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 p.50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신’,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이 그 말 안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것이 바로 말입니다. 무엇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가, 단지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을 가장 잘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이 ‘말’입니다. - p.87
지금,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읽는 게 좋은 책은 마땅히 어린이책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어린이책에는, 지금 어른들이 자신의 안에서 잃어 가고 있는 말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 p.103
어린이책이란 어린이를 위한 책이 아닙니다. 어린이책은 어른이 되어 가기 위해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어린이책의 가장 바람직한 독자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어른들입니다. 어른들은 어린이책을 읽음으로써, 이제까지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 뒤돌아보며 아이에게 전해 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굳이 그런 의식이 없다 하더라도, 분명 자신의 안에서 스스로 확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 p.104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를 스스로 적극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말을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은 말이 만들어 내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는 것입니다. - p.150
독서란 답을 찾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한결같이 읽습니다. 찬찬히 읽습니다. 천천히 읽습니다. 귀를 맑게 하듯, 마음을 맑게 하여 말을 읽어 내려가는 것만이 독서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p.191
작가 소개
오사다 히로시
시인, 아동문학가, 번역가, 수필가, 평론가. 1939년 후쿠시마에서 태어났다. 1960년 와세다 대학 재학 중 시 잡지 [새]를 창간하고, 1965년에 시집 『우리 신선한 나그네』로 문단에 데뷔했다. 나무, 꽃, 골목길, 공원, 계절의 변화 등 일상의 풍경을 따스하게 담아낸 시를 주로 썼다. 담백하면서 다정한 언어로 일상의 소중함을 노래한 시인이었다. 암으로 투병하다가 2015년, 75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심호흡의 필요』(길가의 돌 문학상), 『마음속에 갖고 있는 문제』(길가의 돌 문학상), 『세상은 아름답다고』(미요시 다쓰지상) , 『기적-미라클』(마이니치 예술상), 『숲의 그림책』(고단샤 출판문화상), 『고양이 나무』, 수필집 『나의 이십 세기 서점』(마이니치 출판문화상), 『기억을 만드는 법』(구와바라 다케오 학예상)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
책은 시작이다
“모든 것은 독서에서 시작됩니다. 책을 읽는 것이 독서가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잃고 싶지 않은 말을 쌓아두는 곳을 만들어내는 것이 독서입니다.“
책은 무엇보다 오래, 무엇보다 깊이 인간과 함께 살아왔다. 책이라는 매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다정한, 모든 것을 포용해주는 친구 같은 존재다. 책은 우리를 고독하게 하지 않는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책 읽기의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인간과 책’을 탐구하는 독서 에세이.
책이란 무엇이고,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독서가 사람의 인생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서점에는 책이 넘쳐나고 책이 아니어도 필요한 정보를 온갖 채널에서 얻을 수 있게 된 지금, 굳이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천 년의 시간을 인간과 함께해온 책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이고 의미일까? 이 책은 독서론이나 독서에 대한 지침서가 아니라, 독서라는 인간의 행위를 깊고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인생론이기도 하고, 또는 ‘책’이라는 관점에서 현대 사회를 비판하는 문화론이기도 하다. 2001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있는 스테디셀러로, 도쿄 대학, 히로시마 대학, 후쿠야마 대학, 도쿠시마 대학 등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권장하는 교양서로 선정된 독서 에세이다.
목차
들어가며
1장 - 책은 또 하나의 친구
2장 - 독서를 위한 의자
3장 - 나만의 말을 찾는다
4장 - 어린이책의 힘
5장 - 공통의 소중한 기억
6장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7장 - 독서하는 생물
8장 - 잃고 싶지 않은 말
나오며
책 속으로
‘읽을 책’, ‘읽어야 할 책’이 책의 전부가 아닙니다. 책이 가진 중요함 중의 하나는 ‘읽지 않는 책’의 중요함입니다. 도서관이라는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든 책을 읽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조건 하에서 지어진 것입니다. ‘책의 문화’를 깊이 있게 하는 것은 그런 ‘읽지 않는 책’을 우리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 p.9
좋은 책이란, 그 안에 ‘좋은 시간’이 담긴 책입니다. 독서라는 행위가 우리에게 남겨 주는 것은 책이 갖고 있는 그 ‘좋은 시간’의 감각입니다. 책이 있는 생활, 책이 있는 풍경에서 정취를 느끼는 감각이 우리에게서 사라지면, 사회의 체온이 식어 버립니다. - p.11
쓰여 있지 않은 것을 상상하는 힘, 나타나 있지 않은 것을 생각하는 힘을 전할 수 있는 책의 힘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책을 그저 표현의 도구나 미디어 매체로만 여긴다면, 오랜 역사를 거쳐 책이 우리에게 가져다준것이 무엇인지 볼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힘을 우습게 여기는 오만한 인간이 되어 버립니다. - p.24
또 하나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알려주는 것이 원래 책이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쪽의 생각만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이 저쪽에 있다고 떠올리게 해 주는 것이 책의 숨겨진 힘입니다. - p.30
다시 읽기는 망각과 싸우는 법이기도 하고, 나에게 필요한 말을 되찾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 p.35
독서를 위한 의자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입니다. 그런데 집에 서재가 있는 사람이라도, 자기만의 방이 있는 사람이라도, 책을 읽기 위한 의자를 - 벤치라도 상관없지만, 오로지 독서만을 위한 의자를 - 아주 쓰기 편한 것으로 갖고 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 p.50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신’,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이 그 말 안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그것이 바로 말입니다. 무엇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가, 단지 그것만으로도 그 사람을 가장 잘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것이 ‘말’입니다. - p.87
지금, 어른들이 적극적으로 읽는 게 좋은 책은 마땅히 어린이책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어린이책에는, 지금 어른들이 자신의 안에서 잃어 가고 있는 말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 p.103
어린이책이란 어린이를 위한 책이 아닙니다. 어린이책은 어른이 되어 가기 위해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어린이책의 가장 바람직한 독자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어른들입니다. 어른들은 어린이책을 읽음으로써, 이제까지 깨닫지 못했지만 지금 뒤돌아보며 아이에게 전해 주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굳이 그런 의식이 없다 하더라도, 분명 자신의 안에서 스스로 확인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 p.104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를 스스로 적극적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말을 내 것으로 만든다는 것은 말이 만들어 내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한다는 것입니다. - p.150
독서란 답을 찾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한결같이 읽습니다. 찬찬히 읽습니다. 천천히 읽습니다. 귀를 맑게 하듯, 마음을 맑게 하여 말을 읽어 내려가는 것만이 독서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p.191
작가 소개
오사다 히로시
시인, 아동문학가, 번역가, 수필가, 평론가. 1939년 후쿠시마에서 태어났다. 1960년 와세다 대학 재학 중 시 잡지 [새]를 창간하고, 1965년에 시집 『우리 신선한 나그네』로 문단에 데뷔했다. 나무, 꽃, 골목길, 공원, 계절의 변화 등 일상의 풍경을 따스하게 담아낸 시를 주로 썼다. 담백하면서 다정한 언어로 일상의 소중함을 노래한 시인이었다. 암으로 투병하다가 2015년, 75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심호흡의 필요』(길가의 돌 문학상), 『마음속에 갖고 있는 문제』(길가의 돌 문학상), 『세상은 아름답다고』(미요시 다쓰지상) , 『기적-미라클』(마이니치 예술상), 『숲의 그림책』(고단샤 출판문화상), 『고양이 나무』, 수필집 『나의 이십 세기 서점』(마이니치 출판문화상), 『기억을 만드는 법』(구와바라 다케오 학예상) 등 여러 작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