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 De Printemps 꽁트 데떼
제주의 일 년, 제주 사계 연작 중 세 번째 이야기인 '여름 이야기'라는 이름의 에세이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여러 시도 중 또 다른 하나. 살아가는 것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작은 확신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더 나은 질문을 건지기 위해 짧거나 혹은 긴 시간을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2020년 11월 한 달의 여정으로 머문 제주에서 1년의 집을 구하고 2021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사계를 보냈다. 한번 만나고 가고 나면 영원히 볼 수 없을 여름과 이별을 했다.
'무엇'을 얻기 위해 제주에 머물렀다기보다 제주에 머물렀기에 '무엇'이 되지 않았을까? 제주 여름, 푸르른 바다와 눈부신 햇살로 사계 중 가장 활기차고도 찬란한 풍경에 청춘으로도 부르는 계절. 바다에 뛰어들려는 시도와 습한 날씨와 장마를 겪으며 다시없을 단 한 번의 여름은 글이 되었고, 잔상이 되었다.
책 속으로
타고 또 타기를 반복해 옷 모양의 그늘 아래 남은 그나마 뽀얀 드문드문한 부위들.
검게 탄 부위가 원래 나였는지 아니면 남은 부위가 원래 나였는지 어느 시점에서는 헷갈렸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세상의 모든 만물에는 끝이 있다는 걸 증면하듯 여름은 잠시 왔다가 금방 떠나고 말았다.
여름은 여행의 열흘처럼 쏜살같이 지나가고 말았다. 스친 것만 같다. 바람처럼 스치듯, 옷길이 스치듯.
파도 소리만 들어도 흐드러지는 꽃잎처럼 몸을 휘청이며 배꼽을 붙잡고 꺌꺌 거리기를 멈추지 못했던,
이유 모를 웃음과 청승맞은 울음으로 서툴고 서툴게 흘려보낸 청춘의 그 시절처럼
휘이 휘이 저 멀리 떠나보내고 말았다.
여름은 그 뜨거움 숨과 눅눅한 살결을 한순간에 훅 거두었다.
미련 따위는 없다는 듯.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아무리 두드려도 대답이 없는,
헤어진 연인의 뒷모습처럼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작가 소개
커플의 소리 Le son du couple
여행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이어가며 그 순간에 얻은 영감들을 책, 음악, 영상으로 기록, 살아감에 더 나은 질문을 건지려는 허남훈 감독과 김모아 작가의 프로젝트 그룹
Conte De Printemps 꽁트 데떼
제주의 일 년, 제주 사계 연작 중 세 번째 이야기인 '여름 이야기'라는 이름의 에세이다.
여행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여러 시도 중 또 다른 하나. 살아가는 것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작은 확신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더 나은 질문을 건지기 위해 짧거나 혹은 긴 시간을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시도를 멈추지 않는다. 2020년 11월 한 달의 여정으로 머문 제주에서 1년의 집을 구하고 2021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1년, 사계를 보냈다. 한번 만나고 가고 나면 영원히 볼 수 없을 여름과 이별을 했다.
'무엇'을 얻기 위해 제주에 머물렀다기보다 제주에 머물렀기에 '무엇'이 되지 않았을까? 제주 여름, 푸르른 바다와 눈부신 햇살로 사계 중 가장 활기차고도 찬란한 풍경에 청춘으로도 부르는 계절. 바다에 뛰어들려는 시도와 습한 날씨와 장마를 겪으며 다시없을 단 한 번의 여름은 글이 되었고, 잔상이 되었다.
책 속으로
타고 또 타기를 반복해 옷 모양의 그늘 아래 남은 그나마 뽀얀 드문드문한 부위들.
검게 탄 부위가 원래 나였는지 아니면 남은 부위가 원래 나였는지 어느 시점에서는 헷갈렸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았다.세상의 모든 만물에는 끝이 있다는 걸 증면하듯 여름은 잠시 왔다가 금방 떠나고 말았다.
여름은 여행의 열흘처럼 쏜살같이 지나가고 말았다. 스친 것만 같다. 바람처럼 스치듯, 옷길이 스치듯.
파도 소리만 들어도 흐드러지는 꽃잎처럼 몸을 휘청이며 배꼽을 붙잡고 꺌꺌 거리기를 멈추지 못했던,
이유 모를 웃음과 청승맞은 울음으로 서툴고 서툴게 흘려보낸 청춘의 그 시절처럼
휘이 휘이 저 멀리 떠나보내고 말았다.
여름은 그 뜨거움 숨과 눅눅한 살결을 한순간에 훅 거두었다.
미련 따위는 없다는 듯. 뒤도 한번 돌아보지 않고....
아무리 두드려도 대답이 없는,
헤어진 연인의 뒷모습처럼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작가 소개
커플의 소리 Le son du couple
여행과 일상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를 이어가며 그 순간에 얻은 영감들을 책, 음악, 영상으로 기록, 살아감에 더 나은 질문을 건지려는 허남훈 감독과 김모아 작가의 프로젝트 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