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oy cuts a flower ; 소년전홍
꽃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있다. 어린 날 어려운 꽃 이름을 외워 마음이 벅차오르던 기억, 그 시절 좋아하던 연예인, 졸업식, 먼저 떠난 친구, 친구의 결혼까지, 삶의 중요한 순간에 늘 꽃이 있었다. 꽃이 완전하기에 늘 바라보고, 찾아내고, 다듬고, 공들여 사진을 찍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끝내 아끼고 꽃과 함께한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는 사람의 이야기.
《a boy cuts a flower ; 소년전홍》은 꽃을 찍는 사진작가 장우철의 ‘꽃 책’이다. 벚꽃에서 시작해 장미와 클레마티스, 아네모네와 유도화를 거쳐 동백과 자두나무까지 다양한 꽃이 사진과 글로 전시되어 있다. 때로는 자연에서, 때로는 꽃시장에서 얻은 순간이다. 그러한 꽃을 두고 누군가 아름답다고 말할 때, 작가는 꽃과 함께 해 온 자신의 어제와 오늘을 반추한다.
한글 제목인 ‘소년전홍’은 18세기 조선의 화가 혜원 신윤복의 작품 제목에서 왔다. 소년이 붉은 꽃을 꺾는다는 뜻으로, 꽃을 가까이 보고 싶은 마음에 꽃 사진을 자르고 에세이를 이어 붙였다. 한 장의 사진이 장면이고, 잘라낸 사진이 순간이라면 장우철의 《a boy cuts a flower ; 소년전홍》은 그런 꽃의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목차
서문
봄 >
벌어진 일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소년전홍少年剪紅
봄의 공중
멜랑콜리아
봄밤
헌화가
어제도 따로따로 우린 못 만났네
엄마의 모란
팡파르
젊은이의 양지
경춘가도
저녁의 꽃들은 그냥 검은빛이다
여름 >
시칠리아, 정오
비밀들
그때는 알겠지
몰라요 좋아요
밤에 쓴 시
안 미안해 널 안 미워해
연안의 아이
팔월과 채소의 나날
나이트 크루징
붉
고백
엔딩크레딧
가을 >
끝난 건가요
여름의 뺨, 가을의 코
갑작스러운 약속
피렌체에서 쓴 엽서
정물 I
정물 II
남의 침묵
집 우 집 주
아담이 눈 뜰 때
조금 큰 책갈피
신라의 달밤
누나
아무도 버드나무를 따라 하지 않네
겨울 >
18세기
열매를 꿈꾸며
첫눈
두 번째 눈
엠 아이 블루?
핑크이즈그레이이즈핑크이즈그레이
핑
일월 이십일일 일요일
소나무 여행
남국재견南國再見
창가의 하품
유도
다시 봄 >
우수가 경칩에게
딸기 먹고 해
빗속의 벚
오뉴월
꽃의 지도
참고 자료
사진 목록
책 속으로
글라디올러스. 아니 개나리진달래장미백합도 아니고 세상에 그런 이름이 있다니, 나는 알 수 없이 벅차올랐다.
19p (소년전홍)
사진 속에서 정화는 카라를 들고 있고, 나는 거베라를 들고 있다. 그것은 졸업식 전날 대전으로 가서 유락 백화점 옆 지하에 있던 꽃시장에서 자기가 갖고 싶은 꽃을 사서는 바꿔 들고 갔다가 졸업식 당일 서로에게 준 꽃다발이었다. 뭐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은 일을 그때는 세상에 다시 없을 기회로 알고 기필코 해냈더랬다.
21p (소년전홍)
“그래 너는 울더라, 나는 눈물이 안 나는 거야.” 친구의 장례를 치른 뒤, 아직 죽지 않은 우리는 그런 얘기를 나눴던가.
35p (봄의 공중)
밤 열두 시 고속버스터미널 꽃시장에서 웨딩드레스 스무 송이를 데려와 물을 올리며 나는 ‘바그너풍으로’라는 악상 기호가 있다 친다. 그리고 내 노래잖아 하는 노래를 들으며 내일의 신부를 위한 부케를 만들었다.
41p (멜랑콜리아)
키아로스타미는 세상에 없지만 사랑에 빠진 누군가처럼 사랑은 돌아올 거야. 컴백이 아니라 컴온이야.
61p (어제도 따로따로 우린 못 만났네)
어딘가로부터 실내로 들인 꽃들이 하루 이틀 지나 즈이들끼리 자리를 잡을 때, 필 놈 피고 시들 놈 시들며 고유한 포즈와 분위기를 만들 때를 기다려 장면을 얻는다. 물론 모두가 작품이 되진 않는다. 빛과 꽃의 속도가 있고, 어쩐지 중심에 속했다고 여기는 컷에만 번호를 매기고 있다.
77p (저녁의 꽃들은 그냥 검은 빛이다)
어떤 날엔 내가 꽃에게 가고, 어떤 날엔 꽃이 내게로 온다. 그것은 지켜지는 법칙이라기보다 일어난 마법 같다.
83p (시칠리아, 정오)
여기에 없는 무엇을 여기로 불러들이는 멋, 나는 그 멋의 한적함에 손을 놓고, 덧없음에 배를 깔고, 고요함에 눈 감을 참. 이윽고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기다리다 차 한 잔을 받는다면 그만한 지혜의 기쁨이 어디 있을까.
211p (열매를 꿈꾸며)
저자 소개
장우철
글과 사진을 다루는 사람. 고향과 서울을 오가며 산다. 15년간 에디터로 일하며 다져온 특유의 감각을 바탕으로 여러 방면에서 활동한다. 《여기와 거기》, 《좋아서 웃었다》를 썼고, 사진집 , 《406ho》와 , 《COLUMNED》를 펴냈다. 종로구 이화동에 자신의 갤러리이자 상점인 ‘미러드’를 운영하고 있다.
a boy cuts a flower ; 소년전홍
꽃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있다. 어린 날 어려운 꽃 이름을 외워 마음이 벅차오르던 기억, 그 시절 좋아하던 연예인, 졸업식, 먼저 떠난 친구, 친구의 결혼까지, 삶의 중요한 순간에 늘 꽃이 있었다. 꽃이 완전하기에 늘 바라보고, 찾아내고, 다듬고, 공들여 사진을 찍지만, 사랑한다는 말은 끝내 아끼고 꽃과 함께한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는 사람의 이야기.
《a boy cuts a flower ; 소년전홍》은 꽃을 찍는 사진작가 장우철의 ‘꽃 책’이다. 벚꽃에서 시작해 장미와 클레마티스, 아네모네와 유도화를 거쳐 동백과 자두나무까지 다양한 꽃이 사진과 글로 전시되어 있다. 때로는 자연에서, 때로는 꽃시장에서 얻은 순간이다. 그러한 꽃을 두고 누군가 아름답다고 말할 때, 작가는 꽃과 함께 해 온 자신의 어제와 오늘을 반추한다.
한글 제목인 ‘소년전홍’은 18세기 조선의 화가 혜원 신윤복의 작품 제목에서 왔다. 소년이 붉은 꽃을 꺾는다는 뜻으로, 꽃을 가까이 보고 싶은 마음에 꽃 사진을 자르고 에세이를 이어 붙였다. 한 장의 사진이 장면이고, 잘라낸 사진이 순간이라면 장우철의 《a boy cuts a flower ; 소년전홍》은 그런 꽃의 순간을 기록한 책이다.
목차
서문
봄 >
벌어진 일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소년전홍少年剪紅
봄의 공중
멜랑콜리아
봄밤
헌화가
어제도 따로따로 우린 못 만났네
엄마의 모란
팡파르
젊은이의 양지
경춘가도
저녁의 꽃들은 그냥 검은빛이다
여름 >
시칠리아, 정오
비밀들
그때는 알겠지
몰라요 좋아요
밤에 쓴 시
안 미안해 널 안 미워해
연안의 아이
팔월과 채소의 나날
나이트 크루징
붉
고백
엔딩크레딧
가을 >
끝난 건가요
여름의 뺨, 가을의 코
갑작스러운 약속
피렌체에서 쓴 엽서
정물 I
정물 II
남의 침묵
집 우 집 주
아담이 눈 뜰 때
조금 큰 책갈피
신라의 달밤
누나
아무도 버드나무를 따라 하지 않네
겨울 >
18세기
열매를 꿈꾸며
첫눈
두 번째 눈
엠 아이 블루?
핑크이즈그레이이즈핑크이즈그레이
핑
일월 이십일일 일요일
소나무 여행
남국재견南國再見
창가의 하품
유도
다시 봄 >
우수가 경칩에게
딸기 먹고 해
빗속의 벚
오뉴월
꽃의 지도
참고 자료
사진 목록
책 속으로
글라디올러스. 아니 개나리진달래장미백합도 아니고 세상에 그런 이름이 있다니, 나는 알 수 없이 벅차올랐다.
19p (소년전홍)
사진 속에서 정화는 카라를 들고 있고, 나는 거베라를 들고 있다. 그것은 졸업식 전날 대전으로 가서 유락 백화점 옆 지하에 있던 꽃시장에서 자기가 갖고 싶은 꽃을 사서는 바꿔 들고 갔다가 졸업식 당일 서로에게 준 꽃다발이었다. 뭐 그렇게까지 할 일인가 싶은 일을 그때는 세상에 다시 없을 기회로 알고 기필코 해냈더랬다.
21p (소년전홍)
“그래 너는 울더라, 나는 눈물이 안 나는 거야.” 친구의 장례를 치른 뒤, 아직 죽지 않은 우리는 그런 얘기를 나눴던가.
35p (봄의 공중)
밤 열두 시 고속버스터미널 꽃시장에서 웨딩드레스 스무 송이를 데려와 물을 올리며 나는 ‘바그너풍으로’라는 악상 기호가 있다 친다. 그리고 내 노래잖아 하는 노래를 들으며 내일의 신부를 위한 부케를 만들었다.
41p (멜랑콜리아)
키아로스타미는 세상에 없지만 사랑에 빠진 누군가처럼 사랑은 돌아올 거야. 컴백이 아니라 컴온이야.
61p (어제도 따로따로 우린 못 만났네)
어딘가로부터 실내로 들인 꽃들이 하루 이틀 지나 즈이들끼리 자리를 잡을 때, 필 놈 피고 시들 놈 시들며 고유한 포즈와 분위기를 만들 때를 기다려 장면을 얻는다. 물론 모두가 작품이 되진 않는다. 빛과 꽃의 속도가 있고, 어쩐지 중심에 속했다고 여기는 컷에만 번호를 매기고 있다.
77p (저녁의 꽃들은 그냥 검은 빛이다)
어떤 날엔 내가 꽃에게 가고, 어떤 날엔 꽃이 내게로 온다. 그것은 지켜지는 법칙이라기보다 일어난 마법 같다.
83p (시칠리아, 정오)
여기에 없는 무엇을 여기로 불러들이는 멋, 나는 그 멋의 한적함에 손을 놓고, 덧없음에 배를 깔고, 고요함에 눈 감을 참. 이윽고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기다리다 차 한 잔을 받는다면 그만한 지혜의 기쁨이 어디 있을까.
211p (열매를 꿈꾸며)
저자 소개
장우철
글과 사진을 다루는 사람. 고향과 서울을 오가며 산다. 15년간 에디터로 일하며 다져온 특유의 감각을 바탕으로 여러 방면에서 활동한다. 《여기와 거기》, 《좋아서 웃었다》를 썼고, 사진집 , 《406ho》와 , 《COLUMNED》를 펴냈다. 종로구 이화동에 자신의 갤러리이자 상점인 ‘미러드’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