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마당
<자갈마당>은 사진가 오석근, 전리해 그리고 황인모를 통해 들여다 보는 대구 성매매집결지 ‘자갈마당’에 관한 사진책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유곽’으로 처음 조성된 자갈마당은 어느덧 100년의 어두운 역사를 지닌 장소가 되었다. 사진가 세 명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 동안 포착한 자갈마당에 대구여성인권센터가 제공한 연표, 원고 및 시각자료를 덧붙였다. 이중 상당 수의 자료들은 사진에 관한 ‘도해적 캡션(illustrative caption)’으로서 기능한다. 사진책 <자갈마당>은 기록물이자 자료집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한다. 독자의 보기와 읽기의 초점에 따라 대구 성매매집결지 100 년 역사에 관한 기록물이자 한국여성인권운동에 관한 자료집으로서 변주될 수 있는 사진책 <자갈마당>이다.
작가 소개
오석근
인천 출신으로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했으며, 2000 – 2002년 동티모르 세계평화유지군 사진병으로 근무했다. 포틀랜드, 노팅엄, 도쿄,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인천 등 9회의 개인전과 뷰카레스트 국립현대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리버풀 비엔날레, 포토페스트 등 국내외 80회 이상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기억투쟁, 이미지정치, 트라우마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우리 안의 가치 부재 등을 다양한 예술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작가의 작품은 휴스턴 미술관, 산타바바라 미술관, 포틀랜드 미술관, 키요사토 미술관, 일민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전리해
경북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과정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했다. 사회변화 속에서도 나름의 생존 체계를 이루어 온 주변 현상에 주목하고 그들의 표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흔적의 경관 (봉산문화회관, 2008), 서성로의 집 (갤러리 온, 2011), 매개된 자극 (대구문화예술회관, 2012), 사람, 장소, 생각 그리고 그사이 (아트팩토리, 2014), 태연한 기울기 (대구예술발전소, 2016) 등 5회 개인전을 열었고,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부산문화회관, 2012), 공허한 제국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2015), 대구사진비엔날레 – 아시안 익스프레스 (대구문화예술회관, 2016)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경북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의한다.
황인모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조형대학원에서 사진예술전공을 공부했다. 2008년 젊은사진가상을, 2009년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상을 수상했다. Running time hours (대구 봉산문화회관, 2017)을 포함해 13회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및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20세기 민중생활사연구단에서 영남지역 민중의 초상을 기록했다. 호미곶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사진책 고래 떠난 동해 바다: 호미곶 사람들의 오늘 (눈빛, 2008)의 저자이다.
최윤정 (독립 큐레이터)
최윤정은 국문학과 미학을 전공했으며, 광주 MEMISPACE 큐레이터(2008-2010),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 레지던스 팀장(2009), 대구미술관 전시2팀장(2011-2014)을 역임했다. ‘지리산프로젝트(2014-2015; 한센인마을’, ‘자갈마당기억변신프로젝트(2016; 성매매집결지’ 등 현재의 장소성 탐구는 물론 한국근현대사와 연관된 문맥들을 큐레이팅 및 비평의 주요 연구과제로 삼고 있다.
책 속으로
“똑바로 앉아 있어라, 정자세로 휴대폰 만지면 막 뭐라해요, 휴대폰 뺏어 버린다면서 카톡이나 문자도 손님 외에 하는건 대게 뭐라 그래요. 밤새도록 앉아있으려면 힘들죠. 꼬리뼈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손님 없을 때 세네시간 혼자 앉아 있어본 적도 있어요. 구부리고
있다가도 이모들이 손님 잡으려는 순간 딱! 허리를 똑바로 한번은 화장실에 소변 누러 갔다가 봉변당한 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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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진짜 많이 난다, 숨도 못 쉴 만큼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코 막고 싶을 정도로 그런 애들 받으면
진짜 정말 샤워를 다시 싹 해서 씻는 다니깐요. 근데도 냄새가 계속 나는거 같은 느낌 계속 들어요. 내 머리카락에서도 냄새가 나는 것 같고.
-----
“근데 실제적으로 나도 일 할 때, 그 약을 먹고 일했어요. 먹고 할 때랑, 안 먹고 할 때랑 틀려요. 몸이 안
아파요 일단 그 약을 먹으면. 근데 약 기운이 떨어지면 정~말 아파요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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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지겹지, 지겹지, 손님이. 그런데도 그렇게 버티고 하는거야. 개무시당할 때지 뭐, 무시하는 사람 많아. 어떻게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은 인간취급 안할 때가 많아. 말로도 그렇고, 행동으로도 그렇고. 너는 기계다, 너는 기계야. 그런 식으루 다루는 손님이 많아. 니가 나를 기계같이 생각하는데 너도 똑같이 기계다 싶어가지도 똑같이 가는거야, 사람은 어쩔수 없잖아. 내가 그런 대우를 받는데. 아무리 돈을 받고 하지만 인간인지라 할 수 없잖아. 감정의 동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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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앞으로 언제까지 이 일을 할꺼야. 솔직히 나이도 먹고 몸도 안 좋은데. 그러면 일단은 무슨 기술이라도 배워서 내가 이렇게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은 다해요. 다 갖고 있지. 여기 있으나 저기 있으나 지역마다 똑같아. 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그게 제일 꿈이야. 아가씨들 이런 일 안하구. 근데 할 줄 아는 게 없거든.”
- 대구여성인권센터가 진행한 성매매종사자들과의 인터뷰 중
“2016년 처음 내가 마주한, 자갈마당이 위치한 도원동 일대는 고층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금은 이미 다 지어져, 세대별 입주 중인 것으로 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성매매 집결지는 ‘유곽’이라는 이름으로 1876년 개항 이후 일본인 거류지에서 시작하여 조선 전체로 확산된 공통의 역사를 갖는다. 따라서 전국 성매매집결지들의 상황을 보자면, 그 태생은 물론이거니와 변화나 전개 과정에서도 서로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대한 지자체들의 논의가 한창이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피자면,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의 발로’는 당위를 꾸며주는 하나의 수식일 뿐이고, 결국은 자본과 재개발이다. 그로 인해 해당 장소에서 벌어졌던 비인도적인 행태들이나 인권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는 성찰되지 않고 있으며, 애초부터 없었던 곳인 양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 관련 단체들이 우려하는 문제적 지점이다.”
- 최윤정(독립큐레이터), “자갈마당 100 년의 역사와 사진가 3인의 시각예술아카이브” 중
자갈마당
<자갈마당>은 사진가 오석근, 전리해 그리고 황인모를 통해 들여다 보는 대구 성매매집결지 ‘자갈마당’에 관한 사진책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유곽’으로 처음 조성된 자갈마당은 어느덧 100년의 어두운 역사를 지닌 장소가 되었다. 사진가 세 명이 2016년부터 2017년까지 2년 동안 포착한 자갈마당에 대구여성인권센터가 제공한 연표, 원고 및 시각자료를 덧붙였다. 이중 상당 수의 자료들은 사진에 관한 ‘도해적 캡션(illustrative caption)’으로서 기능한다. 사진책 <자갈마당>은 기록물이자 자료집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한다. 독자의 보기와 읽기의 초점에 따라 대구 성매매집결지 100 년 역사에 관한 기록물이자 한국여성인권운동에 관한 자료집으로서 변주될 수 있는 사진책 <자갈마당>이다.
작가 소개
오석근
인천 출신으로 영국 노팅엄 트렌트 대학에서 사진을 공부했으며, 2000 – 2002년 동티모르 세계평화유지군 사진병으로 근무했다. 포틀랜드, 노팅엄, 도쿄,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인천 등 9회의 개인전과 뷰카레스트 국립현대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리버풀 비엔날레, 포토페스트 등 국내외 80회 이상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는 기억투쟁, 이미지정치, 트라우마 등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우리 안의 가치 부재 등을 다양한 예술언어로 풀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작가의 작품은 휴스턴 미술관, 산타바바라 미술관, 포틀랜드 미술관, 키요사토 미술관, 일민 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전리해
경북대학교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과정에서 순수사진을 전공했다. 사회변화 속에서도 나름의 생존 체계를 이루어 온 주변 현상에 주목하고 그들의 표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고 있다. 흔적의 경관 (봉산문화회관, 2008), 서성로의 집 (갤러리 온, 2011), 매개된 자극 (대구문화예술회관, 2012), 사람, 장소, 생각 그리고 그사이 (아트팩토리, 2014), 태연한 기울기 (대구예술발전소, 2016) 등 5회 개인전을 열었고, 부산비엔날레 특별전 (부산문화회관, 2012), 공허한 제국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2015), 대구사진비엔날레 – 아시안 익스프레스 (대구문화예술회관, 2016)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경북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강의한다.
황인모
경일대학교 사진영상학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조형대학원에서 사진예술전공을 공부했다. 2008년 젊은사진가상을, 2009년 강원다큐멘터리 사진상을 수상했다. Running time hours (대구 봉산문화회관, 2017)을 포함해 13회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및 기획전에 참여했으며 20세기 민중생활사연구단에서 영남지역 민중의 초상을 기록했다. 호미곶 사람들의 삶을 기록한 사진책 고래 떠난 동해 바다: 호미곶 사람들의 오늘 (눈빛, 2008)의 저자이다.
최윤정 (독립 큐레이터)
최윤정은 국문학과 미학을 전공했으며, 광주 MEMISPACE 큐레이터(2008-2010),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 레지던스 팀장(2009), 대구미술관 전시2팀장(2011-2014)을 역임했다. ‘지리산프로젝트(2014-2015; 한센인마을’, ‘자갈마당기억변신프로젝트(2016; 성매매집결지’ 등 현재의 장소성 탐구는 물론 한국근현대사와 연관된 문맥들을 큐레이팅 및 비평의 주요 연구과제로 삼고 있다.
책 속으로
“똑바로 앉아 있어라, 정자세로 휴대폰 만지면 막 뭐라해요, 휴대폰 뺏어 버린다면서 카톡이나 문자도 손님 외에 하는건 대게 뭐라 그래요. 밤새도록 앉아있으려면 힘들죠. 꼬리뼈도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무릎도 아프고, 손님 없을 때 세네시간 혼자 앉아 있어본 적도 있어요. 구부리고
있다가도 이모들이 손님 잡으려는 순간 딱! 허리를 똑바로 한번은 화장실에 소변 누러 갔다가 봉변당한 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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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진짜 많이 난다, 숨도 못 쉴 만큼 특유의 냄새가 있는데 코 막고 싶을 정도로 그런 애들 받으면
진짜 정말 샤워를 다시 싹 해서 씻는 다니깐요. 근데도 냄새가 계속 나는거 같은 느낌 계속 들어요. 내 머리카락에서도 냄새가 나는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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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실제적으로 나도 일 할 때, 그 약을 먹고 일했어요. 먹고 할 때랑, 안 먹고 할 때랑 틀려요. 몸이 안
아파요 일단 그 약을 먹으면. 근데 약 기운이 떨어지면 정~말 아파요 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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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지겹지, 지겹지, 손님이. 그런데도 그렇게 버티고 하는거야. 개무시당할 때지 뭐, 무시하는 사람 많아. 어떻게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은 인간취급 안할 때가 많아. 말로도 그렇고, 행동으로도 그렇고. 너는 기계다, 너는 기계야. 그런 식으루 다루는 손님이 많아. 니가 나를 기계같이 생각하는데 너도 똑같이 기계다 싶어가지도 똑같이 가는거야, 사람은 어쩔수 없잖아. 내가 그런 대우를 받는데. 아무리 돈을 받고 하지만 인간인지라 할 수 없잖아. 감정의 동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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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앞으로 언제까지 이 일을 할꺼야. 솔직히 나이도 먹고 몸도 안 좋은데. 그러면 일단은 무슨 기술이라도 배워서 내가 이렇게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은 다해요. 다 갖고 있지. 여기 있으나 저기 있으나 지역마다 똑같아. 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그게 제일 꿈이야. 아가씨들 이런 일 안하구. 근데 할 줄 아는 게 없거든.”
- 대구여성인권센터가 진행한 성매매종사자들과의 인터뷰 중
“2016년 처음 내가 마주한, 자갈마당이 위치한 도원동 일대는 고층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금은 이미 다 지어져, 세대별 입주 중인 것으로 안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의 성매매 집결지는 ‘유곽’이라는 이름으로 1876년 개항 이후 일본인 거류지에서 시작하여 조선 전체로 확산된 공통의 역사를 갖는다. 따라서 전국 성매매집결지들의 상황을 보자면, 그 태생은 물론이거니와 변화나 전개 과정에서도 서로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성매매집결지 폐쇄에 대한 지자체들의 논의가 한창이다. 그러나 그 이면을 살피자면, ‘인권에 대한 문제의식의 발로’는 당위를 꾸며주는 하나의 수식일 뿐이고, 결국은 자본과 재개발이다. 그로 인해 해당 장소에서 벌어졌던 비인도적인 행태들이나 인권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는 성찰되지 않고 있으며, 애초부터 없었던 곳인 양 다뤄지고 있다는 것이 관련 단체들이 우려하는 문제적 지점이다.”
- 최윤정(독립큐레이터), “자갈마당 100 년의 역사와 사진가 3인의 시각예술아카이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