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them> 1호
"구체적인 곳에 변화가 있습니다."
2021년 7월 창간하는 잡지 <them>의 모토입니다. 새롭게 창간하는 퀴어예술매거진 <them>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퀴어 예술가들의 이야기와,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아카이빙 하는 매거진입니다. 모든 예술과 운동에는 저마다의 자체적인 아카이빙팀이 필요합니다. <them>은 숨어 있는 듯한 퀴어들의 삶을 드러내고, 퀴어 예술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록하고 비평하며, 퀴어의 역사를 퀴어 당사자들만의 것이 아닌 퀴어와 그 친구들의 역사가 될 수 있도록 조명합니다. <them>은 어떤 퀴어의, 퀴어 예술가의 아카이빙 팀이 되려고 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종이 잡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하며 자라왔습니다. 현재 코로나 시대를 맞아 모든 것이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는 지금은 어쩌면 우리가 꿈꿔온 모든 방식들을 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집에서 수업을 듣고, 어느 곳에서든 음악을 들을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사람과의 소통은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고 자꾸만 불편한 것들을 찾게 됩니다. LP나 테이프, CD를 모으고, 필름 카메라를 다시 꺼내들고, 예전의 패션과 스타일이 다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접촉은 편리한 방식은 아니더라도 거기서 찾고 싶은 것을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웹으로 잡지를 진행하지 않고 만질 수 있는 종이책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퀴어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유희도 필요합니다. 그런 것을 웹 커뮤니티, SNS, 어플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이 잡지가 가지고 있는 물질성,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감촉, 가방에 들려있는 무게감, 구겨지고 접히는 종이, 글씨와 이미지의 모양이 주는 인상들은 더 구체적 기억을 남기고, 실질적인 감각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연대는 어디서나 실존할 수 있지만 물리적 접촉은 연대하는 감각을 좀 더 현실감있게 믿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굳이’ 종이잡지를 만들었습니다.
“귀여운 유머로 세상을 점령하자!”
운동(movement)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 경직되거나 진지해지기 마련입니다. 아니, 꼭 그래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퀴어와 그 친구들은 존재를 사수하기 위해 매일매일 투쟁하고 운동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폭력적인 기세로 거리에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쉬어가는 시간은 필요합니다. 투쟁하고 운동한다고 하여 우리의 삶까지 늘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의 삶은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바보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우리는 진지하고 완벽하기만 한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스트레칭을 할 시간이 필요하고, 물을 마실 시간이 필요합니다. <them>은 가볍고 생활밀착적인 매거진으로, 유쾌하고 명랑한 귀여움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귀여운 유머에서 지속 가능성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them의 투쟁과 운동 방식이기도 합니다. ‘투쟁!’을 외치고 집에 와서 ‘난 귀엽고 즐거운 사람이야’라고 흐뭇해 할 수 있는 삶, 여유가 없어도 가끔 꽃집에서 보라색 팬지를 사서 화병에 꽂을 수 있는 삶을 살아봅시다.
목차
INTERVIEW | 일찍 도착한 미래 (라소영X김민조)
CRITIC | 젠더 벤딩과 젠더 프리, 그리고 연극 (아키나)
LESBIAN | 나는 몇 퍼센트 레즈비언인가요? (zozo)
QUESTIONARY? QUEER! | 결국 나는 하지 않는 것으로 나를 찾고 있다 (쟤)
INTERVIEW | 아주 허심탄회한 기획 이야기 (나희경X연혜원)
VEGANISM | 부치치 않은 편지 (한나현)
GRAPHIC NOVEL | 장난치면 우는 사람 (띠로리)
PAINTING | BURN them (오미자)
MAKING SERIES | Carrier Bag (박유진)
PARTNERSHIP | 가족 모험가 (장은재)
INTERVIEW | 위장커플 이야기 – 우리의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하늘X도울)
BDSM LIFE | 애인은 없고 주인님은 있습니다만, (나무)
TEENAGE | 미완성 말고 논바이너리 (일움)
QUEER’S ROOM | 망원동 사는 우보네 (우보)
INTERVIEW | 서로 다른 이들을 위한 베이스 캠프, <파도> (김환희)
CRITIC | 퀴어 예술은 장르가 될 수 있을까 (연혜원)
작가 소개
them
<them>은 사회학 연구자로 서울퀴어세제션에서 퀴어를 주제로 전시, 스크리닝, 연극을 기획해 온 연혜원과, 여성주의 철학 연구를 기반으로 여성, 괴물, 하우스오브허벌에서 드랙 퍼포먼스와 기획, 아카이빙 작업을 이어 온 최명휘, 꿈을 주제로 한 작업과 퀴어페미니스트 프렌들리 타투 작업을 이어 온 퍅 스튜디오의 황윤하가 모여 퀴어페미니즘을 기반으로 기획하는 아트콜렉티브입니다.
인터뷰어 | 김민조, 연혜원(우나), 최명휘(아키나)
인터뷰이 | 김환희, 나희경, 라소영, 우보, 하늘X도울
기고 | 나무, 박유진, 일움, 장은재, 쟤, 한나현, zozo
비평 | 연혜원(우나), 최명휘(아키나)
만화 | 띠로리
그림 | 황윤하(오미자)
사진 | 김나무(바치), 황윤하(오미자)
디자인 | YinYang
아트디렉터 | 황윤하(오미자)
기획 | 연혜원(우나), 최명휘(아키나), 황윤하(오미자)
매거진 <them> 1호
"구체적인 곳에 변화가 있습니다."
2021년 7월 창간하는 잡지 <them>의 모토입니다. 새롭게 창간하는 퀴어예술매거진 <them>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퀴어 예술가들의 이야기와, 더 나은 삶을 고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아카이빙 하는 매거진입니다. 모든 예술과 운동에는 저마다의 자체적인 아카이빙팀이 필요합니다. <them>은 숨어 있는 듯한 퀴어들의 삶을 드러내고, 퀴어 예술이 지속될 수 있도록 기록하고 비평하며, 퀴어의 역사를 퀴어 당사자들만의 것이 아닌 퀴어와 그 친구들의 역사가 될 수 있도록 조명합니다. <them>은 어떤 퀴어의, 퀴어 예술가의 아카이빙 팀이 되려고 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종이 잡지’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하며 자라왔습니다. 현재 코로나 시대를 맞아 모든 것이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는 지금은 어쩌면 우리가 꿈꿔온 모든 방식들을 택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집에서 수업을 듣고, 어느 곳에서든 음악을 들을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사람과의 소통은 직접적으로 만나지 않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고 자꾸만 불편한 것들을 찾게 됩니다. LP나 테이프, CD를 모으고, 필름 카메라를 다시 꺼내들고, 예전의 패션과 스타일이 다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접촉은 편리한 방식은 아니더라도 거기서 찾고 싶은 것을 가장 직접적인 방식으로 느끼게 해줍니다. 웹으로 잡지를 진행하지 않고 만질 수 있는 종이책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퀴어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 마음껏 향유할 수 있는 유희도 필요합니다. 그런 것을 웹 커뮤니티, SNS, 어플에서 찾을 수도 있지만 이 잡지가 가지고 있는 물질성, 손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감촉, 가방에 들려있는 무게감, 구겨지고 접히는 종이, 글씨와 이미지의 모양이 주는 인상들은 더 구체적 기억을 남기고, 실질적인 감각으로 만들어 줄 것입니다. 연대는 어디서나 실존할 수 있지만 물리적 접촉은 연대하는 감각을 좀 더 현실감있게 믿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기에 우리는 ‘굳이’ 종이잡지를 만들었습니다.
“귀여운 유머로 세상을 점령하자!”
운동(movement)을 하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 경직되거나 진지해지기 마련입니다. 아니, 꼭 그래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퀴어와 그 친구들은 존재를 사수하기 위해 매일매일 투쟁하고 운동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들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들은 폭력적인 기세로 거리에 쏟아져 나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쉬어가는 시간은 필요합니다. 투쟁하고 운동한다고 하여 우리의 삶까지 늘 그럴 필요가 있을까요? 우리의 삶은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바보 같기도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우리는 진지하고 완벽하기만 한 사람일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에게도 스트레칭을 할 시간이 필요하고, 물을 마실 시간이 필요합니다. <them>은 가볍고 생활밀착적인 매거진으로, 유쾌하고 명랑한 귀여움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귀여운 유머에서 지속 가능성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them의 투쟁과 운동 방식이기도 합니다. ‘투쟁!’을 외치고 집에 와서 ‘난 귀엽고 즐거운 사람이야’라고 흐뭇해 할 수 있는 삶, 여유가 없어도 가끔 꽃집에서 보라색 팬지를 사서 화병에 꽂을 수 있는 삶을 살아봅시다.
목차
INTERVIEW | 일찍 도착한 미래 (라소영X김민조)
CRITIC | 젠더 벤딩과 젠더 프리, 그리고 연극 (아키나)
LESBIAN | 나는 몇 퍼센트 레즈비언인가요? (zozo)
QUESTIONARY? QUEER! | 결국 나는 하지 않는 것으로 나를 찾고 있다 (쟤)
INTERVIEW | 아주 허심탄회한 기획 이야기 (나희경X연혜원)
VEGANISM | 부치치 않은 편지 (한나현)
GRAPHIC NOVEL | 장난치면 우는 사람 (띠로리)
PAINTING | BURN them (오미자)
MAKING SERIES | Carrier Bag (박유진)
PARTNERSHIP | 가족 모험가 (장은재)
INTERVIEW | 위장커플 이야기 – 우리의 사랑은 장난이 아니야 (하늘X도울)
BDSM LIFE | 애인은 없고 주인님은 있습니다만, (나무)
TEENAGE | 미완성 말고 논바이너리 (일움)
QUEER’S ROOM | 망원동 사는 우보네 (우보)
INTERVIEW | 서로 다른 이들을 위한 베이스 캠프, <파도> (김환희)
CRITIC | 퀴어 예술은 장르가 될 수 있을까 (연혜원)
작가 소개
them
<them>은 사회학 연구자로 서울퀴어세제션에서 퀴어를 주제로 전시, 스크리닝, 연극을 기획해 온 연혜원과, 여성주의 철학 연구를 기반으로 여성, 괴물, 하우스오브허벌에서 드랙 퍼포먼스와 기획, 아카이빙 작업을 이어 온 최명휘, 꿈을 주제로 한 작업과 퀴어페미니스트 프렌들리 타투 작업을 이어 온 퍅 스튜디오의 황윤하가 모여 퀴어페미니즘을 기반으로 기획하는 아트콜렉티브입니다.
인터뷰어 | 김민조, 연혜원(우나), 최명휘(아키나)
인터뷰이 | 김환희, 나희경, 라소영, 우보, 하늘X도울
기고 | 나무, 박유진, 일움, 장은재, 쟤, 한나현, zozo
비평 | 연혜원(우나), 최명휘(아키나)
만화 | 띠로리
그림 | 황윤하(오미자)
사진 | 김나무(바치), 황윤하(오미자)
디자인 | YinYang
아트디렉터 | 황윤하(오미자)
기획 | 연혜원(우나), 최명휘(아키나), 황윤하(오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