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의 이미지는 예시 이미지 입니다. 실제 리소 컬러와 상이할 수 있습니다. 리소그라피 인쇄의 특성상 약간의 롤 자국이 있을 수 있습니다.
HOME TOWN
'철로 같이 길게 늘어선 라인을 가로질러, 무작정 해가 머무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오랫동안 트랙을 따라 쉼 없이 달려왔다. 달리기가 적성에 맞는지, 힘들지는 않은지.사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타협에 익숙했다. 눈을 감고, 다시 뜨면 늘 다음날은 찾아왔다.이런 안일한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것일까. 한 번도 끊어질 거라 의심도 않았던 자전거의 체인도 수명을 다해 끊어져 버리듯, 건조한 예고도 없이 나는 더이상 달릴 수 없게 돼버렸다. 계획에 없던 고립의 시간은 길어져 갔다. 달려 나가는 사람들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트랙 밖 보조라인에서 천천히, 무의미한 발걸음을 떼는 것만이 유일한 일과였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는 완전히 멈춰 섰다. 초라하게 주저앉은 나와는 달리, 노을은 너무나 아름답게 지면을 물들이고 있었다. 모두가 떠난 텅 빈 트랙. 철로 같이 길게 늘어선 라인을 가로질러, 무작정 해가 머무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선선해진 밤바람과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aoki- part 3"에 맞춰 손가락을 끄덕이며, 느리게 걸어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낯선 설렘이었다.
타바코북스를 시작하기 전 어떤 것이던 적당했던 대구에서 살아가면서 느꼈던 감정을 트랙과 달리기에 비유해서 적은 글입니다.
작가 소개
기탁 (타바코북스)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존재감은 드러내고 싶은 사람입니다. 흡연으로 마음을 드러내는 감정표현에 서툰 사람들을 그리고, 책으로 엮어냅니다.
instagram@toclamp
* 위의 이미지는 예시 이미지 입니다. 실제 리소 컬러와 상이할 수 있습니다. 리소그라피 인쇄의 특성상 약간의 롤 자국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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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같이 길게 늘어선 라인을 가로질러, 무작정 해가 머무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오랫동안 트랙을 따라 쉼 없이 달려왔다. 달리기가 적성에 맞는지, 힘들지는 않은지.사실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타협에 익숙했다. 눈을 감고, 다시 뜨면 늘 다음날은 찾아왔다.이런 안일한 마음을 들키기라도 한 것일까. 한 번도 끊어질 거라 의심도 않았던 자전거의 체인도 수명을 다해 끊어져 버리듯, 건조한 예고도 없이 나는 더이상 달릴 수 없게 돼버렸다. 계획에 없던 고립의 시간은 길어져 갔다. 달려 나가는 사람들의 동선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트랙 밖 보조라인에서 천천히, 무의미한 발걸음을 떼는 것만이 유일한 일과였다. 그리고 머지않아 나는 완전히 멈춰 섰다. 초라하게 주저앉은 나와는 달리, 노을은 너무나 아름답게 지면을 물들이고 있었다. 모두가 떠난 텅 빈 트랙. 철로 같이 길게 늘어선 라인을 가로질러, 무작정 해가 머무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선선해진 밤바람과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aoki- part 3"에 맞춰 손가락을 끄덕이며, 느리게 걸어갔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낯선 설렘이었다.
타바코북스를 시작하기 전 어떤 것이던 적당했던 대구에서 살아가면서 느꼈던 감정을 트랙과 달리기에 비유해서 적은 글입니다.
작가 소개
기탁 (타바코북스)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존재감은 드러내고 싶은 사람입니다. 흡연으로 마음을 드러내는 감정표현에 서툰 사람들을 그리고, 책으로 엮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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