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빵
도시의 골목들, 울타리 쳐진 들판, 절벽, 구석진 담벼락, 어디로 통하는지 알 수 없는 수많은 동굴과 구멍과 문을 건너며 번쩍이는 미러볼, 뭉개진 로드콘, 모닥불에 모여든 생쥐들, 우비 쓴 사람들, 불 꺼진 전구, 깡총깡총 뛰어가는 연필, 노래 부르는 주사위, 뜯어진 철망, 풀 죽은 강아지와 긴장한 고양이, 목 묶인 눈사람, 웃는 해골과 풍선같은 선인장, 날아다니는 돈다발,
흔들리는 꽃들과 마주치고 끊이지 않는 폭발음과 소음과 음악과 웅성거림을 듣는 모험의 그림 동화.
책 속으로
“용기가 많은 한 명의 신하가 감히 몸을 움직여 검은색의 묘비에 손을 대었다. 검은색 묘비를 뚫고 나온 손이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해변에 닿자, 신하는 묘비 안으로 걸어 들어가 해변으로 빠져나왔다. 바다가 핏물로 흐르는 새빨간 해변 가득히 물고기들이 다른 신하들의 시체와 함께 쌓여있었다. 피 흐르는 시체들로 둘러싸인 거대한 황금빛 종탑 꼭대기에서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었다. 겁에 질린 신하가 다시 검은 묘비를 빠져나와 궁전으로 돌아왔을 때, 다른 신하들 또한 발가벗은 채 벌벌 떨고 있었고 왕자는 이미 왕좌에서 일어나, 왕자가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침실에 이르렀다.”
작가 소개
김지환과 민성식은 서울에 기반을 두고 드로잉과 음악을 하며, 콜렉티브 dpgp78로 활동한다.
⟪fill-in⟫(휘슬갤러리, 2022)에 참여하였고 『coming sooning』(2021), 『living and decoing』(2021) 등의 진(zine)을 출판했다.
이상우는 소설가이다. 『두 사람이 걸어가』(문학과지성사, 2020), 『warp』(워크룸프레스, 2017), 『프리즘』(문학동네, 2015) 등의 책을 썼다.
모닝빵
도시의 골목들, 울타리 쳐진 들판, 절벽, 구석진 담벼락, 어디로 통하는지 알 수 없는 수많은 동굴과 구멍과 문을 건너며 번쩍이는 미러볼, 뭉개진 로드콘, 모닥불에 모여든 생쥐들, 우비 쓴 사람들, 불 꺼진 전구, 깡총깡총 뛰어가는 연필, 노래 부르는 주사위, 뜯어진 철망, 풀 죽은 강아지와 긴장한 고양이, 목 묶인 눈사람, 웃는 해골과 풍선같은 선인장, 날아다니는 돈다발,
흔들리는 꽃들과 마주치고 끊이지 않는 폭발음과 소음과 음악과 웅성거림을 듣는 모험의 그림 동화.
책 속으로
“용기가 많은 한 명의 신하가 감히 몸을 움직여 검은색의 묘비에 손을 대었다. 검은색 묘비를 뚫고 나온 손이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해변에 닿자, 신하는 묘비 안으로 걸어 들어가 해변으로 빠져나왔다. 바다가 핏물로 흐르는 새빨간 해변 가득히 물고기들이 다른 신하들의 시체와 함께 쌓여있었다. 피 흐르는 시체들로 둘러싸인 거대한 황금빛 종탑 꼭대기에서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었다. 겁에 질린 신하가 다시 검은 묘비를 빠져나와 궁전으로 돌아왔을 때, 다른 신하들 또한 발가벗은 채 벌벌 떨고 있었고 왕자는 이미 왕좌에서 일어나, 왕자가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침실에 이르렀다.”
작가 소개
김지환과 민성식은 서울에 기반을 두고 드로잉과 음악을 하며, 콜렉티브 dpgp78로 활동한다.
⟪fill-in⟫(휘슬갤러리, 2022)에 참여하였고 『coming sooning』(2021), 『living and decoing』(2021) 등의 진(zine)을 출판했다.
이상우는 소설가이다. 『두 사람이 걸어가』(문학과지성사, 2020), 『warp』(워크룸프레스, 2017), 『프리즘』(문학동네, 2015) 등의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