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
제주에 살고 있는 나와 S의 숲속 집에 어느 날 한 여자가 방문한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나와 S가 기르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자는 의외의 제안을 한다.
“제가 뼈와 대화하는 걸 보여 드릴까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나와 S는 당황하지만, 재미 삼아 해보라고 한다. 그러자 여자는 나와 S가 바닷가를 산책하며 주워 온 동물의 뼈를 손바닥에 올려두고 말을 걸기 시작한다.
“살았든 죽었든 외로움이 문제예요.”
여자는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를 보며 질문한다.
“뼈가 된 뒤에 슬프지 않았어?”
그러자 곧 놀라운 이야기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슬퍼지는 걸 조심해야 해! 신나게 놀아야 여기 남을 수 있지.”
바로 뼈들이 살아 있을 때의 기억과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 그 이후 어떻게 나와 S에게 발견되어 숲속 집에 도착하게 되었는지까지의 여정에 관해. 나와 S는 꿈결 같은 여자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다.
출판사 서평
‘모습’은 승민과 선경, 두 작가로 이루어진 아티스트 듀오로 도자기 공예, 회화, 음악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아름답고 개성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클래식한 감성과 그로테스크한 표현력으로, 시대와 유행에 기대지 않는 독자적인 형상을 꾸준히 빚어낸다.
승민이 글을 쓰고 선경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는 그간 ‘모습’이 보여 온 신비롭고 몽환적인 작품 세계와 궤를 같이한다. 여기에 실재와 상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승민의 이야기에, 제주의 선과 색을 담아낸 선경의 수채화가 더해지며 ‘모습’의 세계를 더욱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구현해 냈다.
“모른다는 것에 이렇게 안도하기는 처음이다.
조금 알수록 모르는 것이 많아지는 이 세계가 처음으로 마음에 들었다.”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는 산 자의 입을 빌려 죽은 존재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하지만 삶의 소중함을 강조하거나 죽음 앞에 초연함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저 삶과 죽음이 단절된 것이 아닌 이어져 있음을 고요히 말하고 있다.
결국 이 그림책은 소중했던 존재들이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알지 못할 저 너머의 세계를 유추하며, 이별의 두려움과 슬픔을 희석시키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작가 후기
승민
그녀는 작고 조용하지만 우리와 달리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건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는 어떤 이에게 호감을 느껴도 한 발짝도 먼저 다가가지 못한다. 삶을 건조하게 하고 언젠가 스스로를 무척 외롭게 만들 성정이란 걸 알지만 타고난 거라며 체념해 버렸다.
그런 우리를 일부러 찾아와 준 그녀가 고마웠다. 스쳐 가는 길이라 그저 스쳐 가 버렸다면 이 이야기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먼저 말을 건넨 건 그녀지만 어느 순간 깨닫고 보니 우리는 술에 취하듯 재잘거리고 있었다. 숨기고 싶던 일을 고백하고, 바보 같은 자랑까지 늘어놓아 버려서 부끄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그 방면의 도사였던 것이다. 작은 뼈들에게도 수다를 떨게 만드는.
선경
글이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바라보려 했듯이, 그림은 글 안에서 표현되지 않은 것들을 상상하고 드러내려 했습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세계가 반씩 섞여 만들어진 것이 ‘모습’이고, 그게 조금 더 재미있으니까요.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 속에서 등장했던 ‘이상한 아이들’은 그녀가 떠난 뒤 우리들의공간 이곳저곳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리면서 즐거웠던 그 아이들을 그림 한구석에서 발견해 주신다면, 책을 다 본 후 늘 보던 풍경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고, 저 어슴푸레함 속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하는 기분이 드신다면 반갑고 기쁘겠습니다.
작가 소개
글. 승민
제주가 고향입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Hills(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그림책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불운한 남자 G》, 《어느 군함의 생애》 등 서사적 구성의 전시를 열었습니다. 지금은 ‘모습(moseub)’의 작가로 활동하며 회화와 조형, 이야기를 모두 비중 있게 다루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림. 선경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한 뒤 Hills(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그림책창작에 대해 배웠고, ‘모습(moseub)’의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이야기’를 다양하고도 고유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회화, 일러스트레이션, 영상, 도자 조형 등 시각 예술 작업과 함께 싱어송라이터로서 여러 장의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
제주에 살고 있는 나와 S의 숲속 집에 어느 날 한 여자가 방문한다.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 나와 S가 기르던 고양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여자는 의외의 제안을 한다.
“제가 뼈와 대화하는 걸 보여 드릴까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에 나와 S는 당황하지만, 재미 삼아 해보라고 한다. 그러자 여자는 나와 S가 바닷가를 산책하며 주워 온 동물의 뼈를 손바닥에 올려두고 말을 걸기 시작한다.
“살았든 죽었든 외로움이 문제예요.”
여자는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를 보며 질문한다.
“뼈가 된 뒤에 슬프지 않았어?”
그러자 곧 놀라운 이야기가 그녀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슬퍼지는 걸 조심해야 해! 신나게 놀아야 여기 남을 수 있지.”
바로 뼈들이 살아 있을 때의 기억과 죽음을 맞이하게 된 상황. 그 이후 어떻게 나와 S에게 발견되어 숲속 집에 도착하게 되었는지까지의 여정에 관해. 나와 S는 꿈결 같은 여자의 이야기에 빨려 들어간다.
출판사 서평
‘모습’은 승민과 선경, 두 작가로 이루어진 아티스트 듀오로 도자기 공예, 회화, 음악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아름답고 개성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클래식한 감성과 그로테스크한 표현력으로, 시대와 유행에 기대지 않는 독자적인 형상을 꾸준히 빚어낸다.
승민이 글을 쓰고 선경이 그림을 그린 그림책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는 그간 ‘모습’이 보여 온 신비롭고 몽환적인 작품 세계와 궤를 같이한다. 여기에 실재와 상상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승민의 이야기에, 제주의 선과 색을 담아낸 선경의 수채화가 더해지며 ‘모습’의 세계를 더욱 섬세하고 구체적으로 구현해 냈다.
“모른다는 것에 이렇게 안도하기는 처음이다.
조금 알수록 모르는 것이 많아지는 이 세계가 처음으로 마음에 들었다.”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는 산 자의 입을 빌려 죽은 존재들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하지만 삶의 소중함을 강조하거나 죽음 앞에 초연함을 강요하지는 않는다. 그저 삶과 죽음이 단절된 것이 아닌 이어져 있음을 고요히 말하고 있다.
결국 이 그림책은 소중했던 존재들이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우리가 알지 못할 저 너머의 세계를 유추하며, 이별의 두려움과 슬픔을 희석시키고자 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작가 후기
승민
그녀는 작고 조용하지만 우리와 달리 낯선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 수 있는 사람이었다. 생각해 보면 그건 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나는 어떤 이에게 호감을 느껴도 한 발짝도 먼저 다가가지 못한다. 삶을 건조하게 하고 언젠가 스스로를 무척 외롭게 만들 성정이란 걸 알지만 타고난 거라며 체념해 버렸다.
그런 우리를 일부러 찾아와 준 그녀가 고마웠다. 스쳐 가는 길이라 그저 스쳐 가 버렸다면 이 이야기도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먼저 말을 건넨 건 그녀지만 어느 순간 깨닫고 보니 우리는 술에 취하듯 재잘거리고 있었다. 숨기고 싶던 일을 고백하고, 바보 같은 자랑까지 늘어놓아 버려서 부끄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녀는 그 방면의 도사였던 것이다. 작은 뼈들에게도 수다를 떨게 만드는.
선경
글이 현실에서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바라보려 했듯이, 그림은 글 안에서 표현되지 않은 것들을 상상하고 드러내려 했습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세계가 반씩 섞여 만들어진 것이 ‘모습’이고, 그게 조금 더 재미있으니까요.
거북복과 물떼새 머리뼈의 대화 속에서 등장했던 ‘이상한 아이들’은 그녀가 떠난 뒤 우리들의공간 이곳저곳에서도 나타납니다.
그리면서 즐거웠던 그 아이들을 그림 한구석에서 발견해 주신다면, 책을 다 본 후 늘 보던 풍경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고, 저 어슴푸레함 속에 뭔가 있는 것 같은데… 하는 기분이 드신다면 반갑고 기쁘겠습니다.
작가 소개
글. 승민
제주가 고향입니다.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Hills(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그림책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불운한 남자 G》, 《어느 군함의 생애》 등 서사적 구성의 전시를 열었습니다. 지금은 ‘모습(moseub)’의 작가로 활동하며 회화와 조형, 이야기를 모두 비중 있게 다루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림. 선경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한 뒤 Hills(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에서 그림책창작에 대해 배웠고, ‘모습(moseub)’의 작가로 활동 중입니다. ‘이야기’를 다양하고도 고유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회화, 일러스트레이션, 영상, 도자 조형 등 시각 예술 작업과 함께 싱어송라이터로서 여러 장의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