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였다면 이곳에낭만적인 이름을 붙였을까 (김소원 단상집 01)
우울하고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다뤘지만, ‘힘내’, ‘-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괜찮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위로하지 않고 다만 함께 있기 위해 쓴 글의 모음입니다.
스물 언저리에 걸쳐진 시간을 헤매면서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우울했고 행복했습니다. 세 끼를 꼬박꼬박 먹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른 시간에 잠에 들어 수십 번의 새벽을 깨며 희끄무레한 창 밖을 바라보았습니다. 하루는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하루는 살아있음에 좌절하며 뜬 눈으로 시간을 새었습니다. 노래를 듣지 않는 나날들을 흘려 보냈습니다. 일기를 공백으로 채우는 날들이 늘었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의 단 상들을 모았습니다. 언제나 내 곁에 있고 언제나 내 곁에 없는 당신 덕분에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꾸준히 쓰겠습니다. 나의 우울이, 강박이, 혼란이, 불안이, 당신의 그것들에 닿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나날들 동안,빈 곳의 이름들을 부르며 사랑하겠습니다. 당신의 빈 곳들이 이 글들로 호명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작가 소개
김소원 @luxwish_be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문학잡지








너였다면 이곳에낭만적인 이름을 붙였을까 (김소원 단상집 01)
우울하고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다뤘지만, ‘힘내’, ‘-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괜찮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위로하지 않고 다만 함께 있기 위해 쓴 글의 모음입니다.
스물 언저리에 걸쳐진 시간을 헤매면서 글을 썼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우울했고 행복했습니다. 세 끼를 꼬박꼬박 먹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른 시간에 잠에 들어 수십 번의 새벽을 깨며 희끄무레한 창 밖을 바라보았습니다. 하루는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하루는 살아있음에 좌절하며 뜬 눈으로 시간을 새었습니다. 노래를 듣지 않는 나날들을 흘려 보냈습니다. 일기를 공백으로 채우는 날들이 늘었습니다.
그렇게 보낸 시간의 단 상들을 모았습니다. 언제나 내 곁에 있고 언제나 내 곁에 없는 당신 덕분에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꾸준히 쓰겠습니다. 나의 우울이, 강박이, 혼란이, 불안이, 당신의 그것들에 닿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남아있는 나날들 동안,빈 곳의 이름들을 부르며 사랑하겠습니다. 당신의 빈 곳들이 이 글들로 호명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작가 소개
김소원 @luxwish_be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문학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