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부한 에세이
'여전히 관계 속을 서성입니다'
사람들은 서로의 관계가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그들 사이의 벽이 사라진다고 믿는다지만 어쩐지 저는 그들이 서로에게 익숙해질수록 벽을 점점 더 높게 쌓아가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과연 익숙함이라는 그 경계 너머를 상상해본 적이 있었을까요
목차
익숙해진 다는 것에 대해서 11 / 나를 위한 변명 17 / 경계 21 / 사진의 아이러니 23 / 작별과 이별 26 / 항구의 밤 28 / 당신과 나의 인연 30 / 인스턴트 32 / 깡동에 갇히다 35 / 무관심 38 / 성장통 41 / 우리 동네 대여점 44 / 슬픔의 형식 46 / 안부를 물을 수 없는 이유 48 / 노동이 끝나고 50 / 디지털 시대의 사랑 53 / 간격 58 / 믿음이라는 것 60 / 달력의 무게 63 / 철부지 65 / 상흔이 남는다는 것 71 / 당신이 좋아지던 그 순간 73 /
오늘 같은 밤이면 75 / 안부 77 / 산타클로스는 어디로 갔을까 78 / 정체 83 / 너의 결혼식 85 / 나 좀 봐주세요 90 / 트라우마 92 / 익숙함과 소홀함 93 / 당신과 나의 결핍 96 / 사랑에 대한 단상 100 / 새벽에 걸려온 전화 106 / 마음을 드러낸다는 것 110 / 눈물의 방법을 잊은 사람들 112 / 그런 적이 있었다 114 / 스트레스 116 / 우리 곁을 외로움 119 /바람이 지나가고 122 / 멈춰진 관계 124 / 사랑을 멈출 수 없는 병 127 / 만나지도 않은 아이와 이별하기 129 /
당신의 열등감 133 /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사람들 135 / 나를 기억하고 있는 나에게 137 / 불투명 143 / 타인의 광장 145 / 서먹한 관계들 148 / 대학이라는 공간 152 / 굳은 살 160 / 당신의 텅 빈 지갑 162 / 사랑의 기원 168 / 감성의 조각들 170 / 거짓말의 유혹 174 / 관계의 굴레 176 / 관심사병 178 / 예술가들의 삶 182 / 기대라는 부메랑 185 / 당신과 나의 보폭 188 / 기억을 잡아두는 일 190 /
꽃이 피길 기다리는 마음 194 / 스케줄 근무에 대해서 195 / 추억의 유효기간 199 / 돌탑을 쌓는 것 200 / 로또가게 203 / 행복이라는 달걀 205 / 새벽의 동물들 207 / 말의 홍수 212 / 선인장 215 / 벽을 타고 넘어오는 울음소리 217 / 자기 안의 감옥 219 / 소멸 220 / 오래된 일기장 221 / 언제까지나 나를 잃지마 223 / 이 시대의 낭만 226 / 이방인처럼 살아가기 228 / 자기 비하 230 /
재능이라는 것 232 / 사람이 변할 수 있을까 235 / 정류장 238 / 자기만의 시간 속에서 240 / 행복을 바라보는 일 243 / 한결같음 245 / 소리 없는 살인 246 / 그날의 광주 247 / 남겨진 것들 251 / 그녀를 기다리는 것 254 / 당신의 변수 256 / 사회생활 260 / 느낌으로 기억되는 것 265 / 앵무새 267 / 엄마의 흔적 270 / 우리가 놓아버린 것들 274 / 우리가 멀어지던 그 순간 280 / 외출 284 / 일상의 테러 289 / 우리 얼마나 함께 292
책 속으로
살아가면서 정해진 만큼의 인연들만 찾아온다고 한 다. 누군가는 얕은 인연으로, 누군가는 깊은 인연으로 이미 정해져 딱 그만큼만 우리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그 들은 예정대로, 곁에 오래도록 머물기도 하고, 역시나 또 정해진 것처럼 금방 스쳐가기도 한다. 누군가는 현명 하게도 자신의 깊은 인연을 제대로 알아보고 평생을 살 아가지만, 또 누군가는 어리석게도 몇 번의 인연들이 찾 아와도 제 짝인 줄도 모르고, 그저 스쳐 보내는 것이다. p.30
세월은 흐르는데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렇게 여전하다. 과거에 갇혀 현재를 살아갈 수 없고, 미래가 두려워 자꾸만 과거로 뒷걸음질 치다가 결 국은 그곳에 숨어버린다. 똑같은 실수는 언제나 반복되 며 깨달음은 언제나 몇 걸음씩 늦게 찾아온다. 사람들은 똑같은 반복에 지쳐가면서도 사랑을 멈출 수 없는 병에 걸렸다. 미궁 속을 헤매다 길을 잃어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 믿으며 다시 미궁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아니, 빨려 들어간다. p.127
조용하고, 차분한 삶을 살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 들이 저를 바라보며 삶을 즐기지 못하고 지루하게 산다 고 말한다는 것을 압니다. 어찌 됐든 저는 사람들을 만 나는 것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만나서 술을 진탕 마시고,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걸 싫어 했던 것 같아요. p.17
그토록 어리던 우리가 이토록 여린 우리가 되었어. 살아갈수록 점점 단단해질 거라 믿었는데 어떻게 된 게 살아갈수록 한없이 여려지는지 그것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아참, 삭아서 뭉그러지는 걸 여려진다고 착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어. 그나저나 우리도 벌써 이런 나이가 되었구나. p.167
살다 보면 문득 추억에 사무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 순간들은 마치 계절처럼 일정한 주기를 두고 반드시 찾아오곤 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바람 같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지나가버린, 이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어떤 곳을 향해 되돌아가고 싶은 충동적인 마음에 휩싸이게 된다. p.122
작가 소개
오수영
작가가 되길 바라던 시절을 살았다. 지금은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일한다. 언뜻 보면 다른 두 시절이 이제는 하나의 플롯처럼 이어지길 바라며 글을 쓴다. 저서로는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등등이 있다
진부한 에세이
'여전히 관계 속을 서성입니다'
사람들은 서로의 관계가 익숙해지기 시작하면 그들 사이의 벽이 사라진다고 믿는다지만 어쩐지 저는 그들이 서로에게 익숙해질수록 벽을 점점 더 높게 쌓아가는 느낌입니다?
우리는 과연 익숙함이라는 그 경계 너머를 상상해본 적이 있었을까요
목차
익숙해진 다는 것에 대해서 11 / 나를 위한 변명 17 / 경계 21 / 사진의 아이러니 23 / 작별과 이별 26 / 항구의 밤 28 / 당신과 나의 인연 30 / 인스턴트 32 / 깡동에 갇히다 35 / 무관심 38 / 성장통 41 / 우리 동네 대여점 44 / 슬픔의 형식 46 / 안부를 물을 수 없는 이유 48 / 노동이 끝나고 50 / 디지털 시대의 사랑 53 / 간격 58 / 믿음이라는 것 60 / 달력의 무게 63 / 철부지 65 / 상흔이 남는다는 것 71 / 당신이 좋아지던 그 순간 73 /
오늘 같은 밤이면 75 / 안부 77 / 산타클로스는 어디로 갔을까 78 / 정체 83 / 너의 결혼식 85 / 나 좀 봐주세요 90 / 트라우마 92 / 익숙함과 소홀함 93 / 당신과 나의 결핍 96 / 사랑에 대한 단상 100 / 새벽에 걸려온 전화 106 / 마음을 드러낸다는 것 110 / 눈물의 방법을 잊은 사람들 112 / 그런 적이 있었다 114 / 스트레스 116 / 우리 곁을 외로움 119 /바람이 지나가고 122 / 멈춰진 관계 124 / 사랑을 멈출 수 없는 병 127 / 만나지도 않은 아이와 이별하기 129 /
당신의 열등감 133 /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사람들 135 / 나를 기억하고 있는 나에게 137 / 불투명 143 / 타인의 광장 145 / 서먹한 관계들 148 / 대학이라는 공간 152 / 굳은 살 160 / 당신의 텅 빈 지갑 162 / 사랑의 기원 168 / 감성의 조각들 170 / 거짓말의 유혹 174 / 관계의 굴레 176 / 관심사병 178 / 예술가들의 삶 182 / 기대라는 부메랑 185 / 당신과 나의 보폭 188 / 기억을 잡아두는 일 190 /
꽃이 피길 기다리는 마음 194 / 스케줄 근무에 대해서 195 / 추억의 유효기간 199 / 돌탑을 쌓는 것 200 / 로또가게 203 / 행복이라는 달걀 205 / 새벽의 동물들 207 / 말의 홍수 212 / 선인장 215 / 벽을 타고 넘어오는 울음소리 217 / 자기 안의 감옥 219 / 소멸 220 / 오래된 일기장 221 / 언제까지나 나를 잃지마 223 / 이 시대의 낭만 226 / 이방인처럼 살아가기 228 / 자기 비하 230 /
재능이라는 것 232 / 사람이 변할 수 있을까 235 / 정류장 238 / 자기만의 시간 속에서 240 / 행복을 바라보는 일 243 / 한결같음 245 / 소리 없는 살인 246 / 그날의 광주 247 / 남겨진 것들 251 / 그녀를 기다리는 것 254 / 당신의 변수 256 / 사회생활 260 / 느낌으로 기억되는 것 265 / 앵무새 267 / 엄마의 흔적 270 / 우리가 놓아버린 것들 274 / 우리가 멀어지던 그 순간 280 / 외출 284 / 일상의 테러 289 / 우리 얼마나 함께 292
책 속으로
살아가면서 정해진 만큼의 인연들만 찾아온다고 한 다. 누군가는 얕은 인연으로, 누군가는 깊은 인연으로 이미 정해져 딱 그만큼만 우리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그 들은 예정대로, 곁에 오래도록 머물기도 하고, 역시나 또 정해진 것처럼 금방 스쳐가기도 한다. 누군가는 현명 하게도 자신의 깊은 인연을 제대로 알아보고 평생을 살 아가지만, 또 누군가는 어리석게도 몇 번의 인연들이 찾 아와도 제 짝인 줄도 모르고, 그저 스쳐 보내는 것이다. p.30
세월은 흐르는데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렇게 여전하다. 과거에 갇혀 현재를 살아갈 수 없고, 미래가 두려워 자꾸만 과거로 뒷걸음질 치다가 결 국은 그곳에 숨어버린다. 똑같은 실수는 언제나 반복되 며 깨달음은 언제나 몇 걸음씩 늦게 찾아온다. 사람들은 똑같은 반복에 지쳐가면서도 사랑을 멈출 수 없는 병에 걸렸다. 미궁 속을 헤매다 길을 잃어도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 믿으며 다시 미궁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아니, 빨려 들어간다. p.127
조용하고, 차분한 삶을 살았습니다. 대부분의 사람 들이 저를 바라보며 삶을 즐기지 못하고 지루하게 산다 고 말한다는 것을 압니다. 어찌 됐든 저는 사람들을 만 나는 것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만나서 술을 진탕 마시고, 시시껄렁한 이야기들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걸 싫어 했던 것 같아요. p.17
그토록 어리던 우리가 이토록 여린 우리가 되었어. 살아갈수록 점점 단단해질 거라 믿었는데 어떻게 된 게 살아갈수록 한없이 여려지는지 그것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야. 아참, 삭아서 뭉그러지는 걸 여려진다고 착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어. 그나저나 우리도 벌써 이런 나이가 되었구나. p.167
살다 보면 문득 추억에 사무치는 순간들이 찾아온다. 그 순간들은 마치 계절처럼 일정한 주기를 두고 반드시 찾아오곤 하는데 이것은 일종의 바람 같은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미 지나가버린, 이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과거의 어떤 곳을 향해 되돌아가고 싶은 충동적인 마음에 휩싸이게 된다. p.122
작가 소개
오수영
작가가 되길 바라던 시절을 살았다. 지금은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일한다. 언뜻 보면 다른 두 시절이 이제는 하나의 플롯처럼 이어지길 바라며 글을 쓴다. 저서로는 『깨지기 쉬운 마음을 위해서』 『순간을 잡아두는 방법』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 등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