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해지는 그늘
어깨 위로 드리운 우울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시간, 스쳐 지나가는 계절의 풍경속에서 잠시 서서 쌓아간 순간들을 그리고 적어 내려간 산문집입니다.
쉽지 않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 일상을 다시 찾는 것은 어려웠다. 우울한 날들이 많았지만, 우울하다고 바뀌는 것은 없었다. 기분은 오르락 내리락했고, 울고 있는 내가 초라해보였다. 뒤죽박죽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을 잠시 상자 안에 숨겨두고 겹겹이 포장했다. 그리고 다시는 꺼내보지 않을거라 결심했다. 그러나 또 한번 상자가 조금씩 열리면서 깨달았다. 이제는 좋아하고, 좋아하는 일들을 찾아보자고. 좋아하는 것에 열심히 표현하자고.
아무래도 일상회복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은 행복과 우울 사이의 애매한 감정인 것 같습니다. 그 감정이 무엇인지 설명하기가 어려워, 어떤 감정을 겪었을 때 ‘우울함’이라고 정의 내리고는 했습니다. 꼭 라벨을 붙여야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런 감정을 느낄 때마다 저 자신을 너무 우울함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 우울함은 왜 시작만 있고 끝은 없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제 안의 우울한 감정을 몰아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두 개의 문이 앞에 있다고 해서 꼭 하나의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앞에 앉아서 잠시 쉬기도 하고, 다른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문 앞에 서 있는 시간이 조금은 길더라도 지금은 필요한 시간이라고, 지금은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모아 쓴 글들이 저와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독자들에게 전해져,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들에게 드로잉과 글로 따뜻한 안부를 묻고 싶습니다.
차례
1부
식물이 많은 집 11
그림은 14
모여서 18
화분 22
대운이 든 부적 23
반짝이는 눈빛 25
큰 나무 30
새해 문자 32
파동과 흐름 34
처음은 어렵지 36
일상의 문헌 40
대추라떼 43
두고두고 46
편한 존댓말 48
느낌표가 주는 힘 51
또 보자 53
깨달은 54
괄호 안에 사는 사람들 60
수선집 61
언니가 운다 64
2부
장마 69
우동집에서 71
초록불 74
면역의 행동 75
화를다룰줄아는사람 80
악역은 바빠서 83
커피와 잠 86
잠의 태도 88
책밖의인물 91
영원에도 지도가 있었으면 92
자전거의 페달 96
어느 가족의 일기 98
말하지 않은 것 100
모든일에 유연한 것은 없다. 104
명암 짙은 안개 105
outro 109
책 속으로
그림을 그리면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
반복되지 않은 그림들이 주는 힘으로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그림은 쌓여가고 있었다. - 17p
화분속에 힘없게 자라고 있는 ‘나’라는 식물에게 꼭 버텨내주면 좋겠다는,
주변 사람들의 ‘다정함’이라는 햇빛과 물이 있다. - 22p
새로운 곳에 가면 에피소드가 생길 것 같았다.
이렇게 적극적이었나 싶어서 새삼 내가 좋아하는 일이구나 깨달았다. – 41p
악몽에 깨자마자 이번 주에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지 복기한다. 배가 아프기 시작할 때 오늘 내가 뭘 먹었는지 생각하는 것처럼 차근차근 살핀다.
외부적으로 무언가가 나를 힘들게 하고 맞지 않기 때문에 되돌아본다. - 89p
나는 문 앞에 앉아서 잠시 식은땀을 말리며 잠시 쉬기도 하고, 다른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하면서
시간을 쌓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씩이라도 환기가 필요한 생각들을 하며 문 앞에 서 있기도 했다. 서서 지금은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 110p
저자 소개
유겸
거리의 풍경과 일상의 반짝이는 장면들을 그리고 볕과 그림자를 산책합니다.
주제를 정해 비정기 <I Draw> 드로잉 시리즈를 발행하고 있다.
초연해지는 그늘
어깨 위로 드리운 우울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시간, 스쳐 지나가는 계절의 풍경속에서 잠시 서서 쌓아간 순간들을 그리고 적어 내려간 산문집입니다.
쉽지 않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예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 일상을 다시 찾는 것은 어려웠다. 우울한 날들이 많았지만, 우울하다고 바뀌는 것은 없었다. 기분은 오르락 내리락했고, 울고 있는 내가 초라해보였다. 뒤죽박죽 정제되지 않은 감정들을 잠시 상자 안에 숨겨두고 겹겹이 포장했다. 그리고 다시는 꺼내보지 않을거라 결심했다. 그러나 또 한번 상자가 조금씩 열리면서 깨달았다. 이제는 좋아하고, 좋아하는 일들을 찾아보자고. 좋아하는 것에 열심히 표현하자고.
아무래도 일상회복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가장 많이 느꼈던 것은 행복과 우울 사이의 애매한 감정인 것 같습니다. 그 감정이 무엇인지 설명하기가 어려워, 어떤 감정을 겪었을 때 ‘우울함’이라고 정의 내리고는 했습니다. 꼭 라벨을 붙여야하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런 감정을 느낄 때마다 저 자신을 너무 우울함으로 몰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 우울함은 왜 시작만 있고 끝은 없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제 안의 우울한 감정을 몰아내지 않으려고 합니다. 두 개의 문이 앞에 있다고 해서 꼭 하나의 문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앞에 앉아서 잠시 쉬기도 하고, 다른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하자고 결심했습니다. 문 앞에 서 있는 시간이 조금은 길더라도 지금은 필요한 시간이라고, 지금은 좋은 시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을 모아 쓴 글들이 저와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독자들에게 전해져, 고민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들에게 드로잉과 글로 따뜻한 안부를 묻고 싶습니다.
차례
1부
식물이 많은 집 11
그림은 14
모여서 18
화분 22
대운이 든 부적 23
반짝이는 눈빛 25
큰 나무 30
새해 문자 32
파동과 흐름 34
처음은 어렵지 36
일상의 문헌 40
대추라떼 43
두고두고 46
편한 존댓말 48
느낌표가 주는 힘 51
또 보자 53
깨달은 54
괄호 안에 사는 사람들 60
수선집 61
언니가 운다 64
2부
장마 69
우동집에서 71
초록불 74
면역의 행동 75
화를다룰줄아는사람 80
악역은 바빠서 83
커피와 잠 86
잠의 태도 88
책밖의인물 91
영원에도 지도가 있었으면 92
자전거의 페달 96
어느 가족의 일기 98
말하지 않은 것 100
모든일에 유연한 것은 없다. 104
명암 짙은 안개 105
outro 109
책 속으로
그림을 그리면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나를 발견했다.
반복되지 않은 그림들이 주는 힘으로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그림은 쌓여가고 있었다. - 17p
화분속에 힘없게 자라고 있는 ‘나’라는 식물에게 꼭 버텨내주면 좋겠다는,
주변 사람들의 ‘다정함’이라는 햇빛과 물이 있다. - 22p
새로운 곳에 가면 에피소드가 생길 것 같았다.
이렇게 적극적이었나 싶어서 새삼 내가 좋아하는 일이구나 깨달았다. – 41p
악몽에 깨자마자 이번 주에 어떤 사람들을 만났는지 복기한다. 배가 아프기 시작할 때 오늘 내가 뭘 먹었는지 생각하는 것처럼 차근차근 살핀다.
외부적으로 무언가가 나를 힘들게 하고 맞지 않기 때문에 되돌아본다. - 89p
나는 문 앞에 앉아서 잠시 식은땀을 말리며 잠시 쉬기도 하고, 다른 좋아하는 일을 많이 하면서
시간을 쌓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조금씩이라도 환기가 필요한 생각들을 하며 문 앞에 서 있기도 했다. 서서 지금은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 110p
저자 소개
유겸
거리의 풍경과 일상의 반짝이는 장면들을 그리고 볕과 그림자를 산책합니다.
주제를 정해 비정기 <I Draw> 드로잉 시리즈를 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