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부는 곳
“바람이 분다.”
“바람은 어디서 왔지?”
“음, 바람은 마음에서 왔지.”
“마음이 분다.”
이 책은 과거 여행을 많이 하던 당시 작가가 이국에서 만난 사람과 시간에 대한 기록입니다. 모로코 페즈라는 작은 소도시에서부터 사하라 사막까지. 「마음이 부는 곳」은 과거 제가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 세계 각국을 떠돌아다니던 시절, 여행을 통해 종국에 “마음”을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에 대한 기록입니다.
“실은 그간 많은 글을 썼지만, 내면의 절반의 절반도 아직 보여 주지 못했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풍경이 많다. 언젠가 한 번은 발설할 때가 있겠지, 그 이야기를 이제는 꺼내어보아도 좋겠지, 하는 마음. 오랜 서랍 속 깊숙이 잘 접어둔 지도를 펼쳐보듯 조심스럽고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서서히 열어본다. 언젠가 꼭 해야 할 일. 다시금 흐트러진 길들을 배열해 기억의 지도를 완성하는 일. 이제는 쓸 수 있는 글, 써야만 하는 글, 그리고 이제는 써도 될 것 같은 글.” _ <본문 중에서>
목차
01. 여행기를 시작하며
기억이란 것 ......................12
삶이라는 여행기 .....................17
여행의 방식 .....................33
그런데, 여행 사진이 몇 장 없다 .....................40
그것 .....................47
02. 마음이 부는 곳
마음이 부는 곳 (모로코 편) ....................55
그렇게 나는 이어서 여행을 떠났다 .....................145
03. 사라진다, 살아진다
사라진다, 살아진다 ......................157
누군가 물었다 …………………161
현재에 이르기까지 …………………165
여전히, 긴 순례의 길 …………………170
이, 별의 사각지대 중에서 …………………175
우리만의 어떤 빛으로 ………………179
책 속으로
그렇게 과거의 자유는 마음의 무덤 속에 오래 묻혀 있었나 보다. 어떤 기억이 마음의 중심에서 몸을 일으키려 하고, 깨어나려고 할 때면 삶은 다시금 그것을 짓밟았다. 먹고살기에도 벅차고 바빴지만, 늘 짓이겨지고 해체된 심장 속에 꼭 움켜쥔 채 포기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니, 숱한 방황과 여행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마음이다.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누구보다 값진 지도를 지니고 있으므로 작은 불씨처럼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단 하나의 동화는 나를 또 이 삶이라는 여행 속에서 살아가도록 한다. 지금은 독립출판 작가로서 글을 쓰고 있다. 어쩌면 이제 나는 내면의 지도를 걸으며 이전과는 다른 여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모르겠으면 모르는 채로 걸어가도 된다. 길이란 어디서건 길일 뿐이고, 나는 오로지 자신만을 걸을 뿐이니. ‘어디를 가자’가 아닌 ‘어디를 가더라도 어떤 마음가짐인지’가 중요하니."
이제 나는, 여기서, 아무도 모르게, 삶이라는 내면의 여행을 하는 중이다.
오랫동안 병을 앓았다. 떠나지 않고서는 죽을 것처럼 몸이 아파 식은땀을 흘리며 수일을 병석에 눕기를 반복했다. 미지를 걷지 않고는 죽을 것 같을 때, 심장이 뛰는데 달랠 수가 없을 때, 그것을 제압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나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거구나, 포기의 심정으로 또다시 신발 끈을 묶을 때. 삶은 몽유병이거나 불치병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정의 내릴 수 없는 병은 삶의 융단 위에서 심장처럼 붉게 뛰고 있었다. 병을 거부할 수 없다면 병은 병으로 치유할 수밖에 없지만, 이 별에서만큼은 쉽게 방랑의 삶이 허락되지 않았다.
이제서야 삶의 여행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갈 수도, 떠날 곳도 없는, 이곳이야말로 내가 가야 할 장소라고.
나는 조금 더 단단해졌고, 강해졌으며, 그리고 방황하지 않아도 가만히 앉아 저편 세상을 관망할 수도 있게 되었다.
여행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더는 헤매지 않아도 될 내면의 지도를 구축했다는 것과, 이 내면에는 더 이상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고, 편히 잠들거나, 쉴 수 있는 마음의 집이 생겼다는 것이다.
더 이상 안락한 거처를 찾아 떠돌아다니지 않아도 될,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이었고, 돌아와야 할 곳이었다.
작가 소개
안리타
마음을 쓰는 사람.
<이,별의 사각지대>,<사라지는, 살아지는>,<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잠들지 않는 세계>,<리타의 정원>,<쓸 수 없는 문장들>,<한때 내게 삶이었던>,<리타의 일기>,<마음이 부는 곳> 출간
instagram @hollossi
마음이 부는 곳
“바람이 분다.”
“바람은 어디서 왔지?”
“음, 바람은 마음에서 왔지.”
“마음이 분다.”
이 책은 과거 여행을 많이 하던 당시 작가가 이국에서 만난 사람과 시간에 대한 기록입니다. 모로코 페즈라는 작은 소도시에서부터 사하라 사막까지. 「마음이 부는 곳」은 과거 제가 잃어버린 마음을 찾아 세계 각국을 떠돌아다니던 시절, 여행을 통해 종국에 “마음”을 발견하게 된 계기가 된 사건에 대한 기록입니다.
“실은 그간 많은 글을 썼지만, 내면의 절반의 절반도 아직 보여 주지 못했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풍경이 많다. 언젠가 한 번은 발설할 때가 있겠지, 그 이야기를 이제는 꺼내어보아도 좋겠지, 하는 마음. 오랜 서랍 속 깊숙이 잘 접어둔 지도를 펼쳐보듯 조심스럽고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서서히 열어본다. 언젠가 꼭 해야 할 일. 다시금 흐트러진 길들을 배열해 기억의 지도를 완성하는 일. 이제는 쓸 수 있는 글, 써야만 하는 글, 그리고 이제는 써도 될 것 같은 글.” _ <본문 중에서>
목차
01. 여행기를 시작하며
기억이란 것 ......................12
삶이라는 여행기 .....................17
여행의 방식 .....................33
그런데, 여행 사진이 몇 장 없다 .....................40
그것 .....................47
02. 마음이 부는 곳
마음이 부는 곳 (모로코 편) ....................55
그렇게 나는 이어서 여행을 떠났다 .....................145
03. 사라진다, 살아진다
사라진다, 살아진다 ......................157
누군가 물었다 …………………161
현재에 이르기까지 …………………165
여전히, 긴 순례의 길 …………………170
이, 별의 사각지대 중에서 …………………175
우리만의 어떤 빛으로 ………………179
책 속으로
그렇게 과거의 자유는 마음의 무덤 속에 오래 묻혀 있었나 보다. 어떤 기억이 마음의 중심에서 몸을 일으키려 하고, 깨어나려고 할 때면 삶은 다시금 그것을 짓밟았다. 먹고살기에도 벅차고 바빴지만, 늘 짓이겨지고 해체된 심장 속에 꼭 움켜쥔 채 포기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으니, 숱한 방황과 여행 속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들, 그리고 그들이 남긴 마음이다.
아무도 모르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지만, 누구보다 값진 지도를 지니고 있으므로 작은 불씨처럼 죽지 않고 살아 있는 단 하나의 동화는 나를 또 이 삶이라는 여행 속에서 살아가도록 한다. 지금은 독립출판 작가로서 글을 쓰고 있다. 어쩌면 이제 나는 내면의 지도를 걸으며 이전과는 다른 여행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어디로 걸어가야 할지 모르겠으면 모르는 채로 걸어가도 된다. 길이란 어디서건 길일 뿐이고, 나는 오로지 자신만을 걸을 뿐이니. ‘어디를 가자’가 아닌 ‘어디를 가더라도 어떤 마음가짐인지’가 중요하니."
이제 나는, 여기서, 아무도 모르게, 삶이라는 내면의 여행을 하는 중이다.
오랫동안 병을 앓았다. 떠나지 않고서는 죽을 것처럼 몸이 아파 식은땀을 흘리며 수일을 병석에 눕기를 반복했다. 미지를 걷지 않고는 죽을 것 같을 때, 심장이 뛰는데 달랠 수가 없을 때, 그것을 제압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나는 그렇게 살 수밖에 없는 거구나, 포기의 심정으로 또다시 신발 끈을 묶을 때. 삶은 몽유병이거나 불치병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정의 내릴 수 없는 병은 삶의 융단 위에서 심장처럼 붉게 뛰고 있었다. 병을 거부할 수 없다면 병은 병으로 치유할 수밖에 없지만, 이 별에서만큼은 쉽게 방랑의 삶이 허락되지 않았다.
이제서야 삶의 여행을 이렇게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더 이상 갈 수도, 떠날 곳도 없는, 이곳이야말로 내가 가야 할 장소라고.
나는 조금 더 단단해졌고, 강해졌으며, 그리고 방황하지 않아도 가만히 앉아 저편 세상을 관망할 수도 있게 되었다.
여행을 통해 내가 얻은 것은, 더는 헤매지 않아도 될 내면의 지도를 구축했다는 것과, 이 내면에는 더 이상 추위에 떨지 않아도 되고, 편히 잠들거나, 쉴 수 있는 마음의 집이 생겼다는 것이다.
더 이상 안락한 거처를 찾아 떠돌아다니지 않아도 될,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이었고, 돌아와야 할 곳이었다.
작가 소개
안리타
마음을 쓰는 사람.
<이,별의 사각지대>,<사라지는, 살아지는>,<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우리가 우리이기 이전에>,<사랑이 사랑이기 이전에>,<잠들지 않는 세계>,<리타의 정원>,<쓸 수 없는 문장들>,<한때 내게 삶이었던>,<리타의 일기>,<마음이 부는 곳> 출간
instagram @hollos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