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간유서 (개정판)
“유서는 언제 써야 할까요?”
서른 살에 매달 유서를 쓰기로 결심하고 약 1년간 매달 유서를 쓰고, 편지지에 옮겨 적고, 가지고 다녔습니다. 개인적이고 젊은 죽음을 마주한 이후 죽음을 긍정하고 오늘을 살기 위해서 유서를 썼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라 처음 예상했던 밝은 유서는 아니게 되었네요.
1년간 썼던 유서를 모았습니다. 제 장례식에는 이 책을 꼭 비치해 두어야겠어요.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던 월간유서가 독자분들께 더 편안히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정판을 내게 되었습니다. 개정판에서는 표지를 새로 단장하고, 보관하기 좋은 형태로 판형을 다듬고, 글도 매끄럽게 다듬었습니다. 가장 솔직한 기록이자, 스스로에게 바치는 이 책에서, 부디 당신만의 '오늘'을 살아낼 작은 의미를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차
[프롤로그]
상담일지
[서른]
11월의 유서
12월의 유서
[서른하나]
1월의 유서
3월의 유서
4월의 유서
5월의 유서
6월의 유서
7월의 유서
9월의 유서
11월의 유서
부모님에게 남기는 글
친구들에게 남기는 글
[에필로그]
유서를 쓰며
책 속으로
이 유서는 죽은 후에는 너를 위한 것이지만 지금은 나를 위한 것이 지. 유서라고 이름 붙인 글을 쓸 때만큼 솔직해지는 순간도 없거든. 매달 유서를 쓰려 해.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유서를 쓸 거야. 나는 암에 걸린 것도 아니고, 지금은 죽고 싶은 마음도 없어. 유서를 쓴다고 걱정하지는 마. 안부를 전하는 마음으로 유서를 쓸게. 그래도 혹시 내 장례식에 오게 되거든 우리 부모님께 괜찮다고 전해줄래? 고마워. - 11월의 유서 중
와작와작. 설탕 조각 부서지는 소리. 달고나 뽑다가 망친 소리, 깨진 유리 조각 밟는 소리. 인생이 와그작거리는 느낌이야. 자꾸만 어디서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사소한 성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지금의 나는 겹겹이 쌓인 사소한 실패에 파묻혀 있어.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아. 그것도 꽤 오랫동안. -12월의 유서 중
버킷리스트의 가장 위쪽에는 ‘쫑파티 열기’를 적어야지. 꼭 파티를 열 거야. 이름하야 인생 쫑파티! -1월의 유서 중
외롭다는 단어보다는 조금 더 둥둥 떠 있는 기분이야. 바람이 세게 불면 내가 바람에 실려 갈 수 있을 것 같은, 무게가 발에 충분히 실리지 않은 듯한, 그런 기분. 이런 기분은 언젠가 지나가겠지. 아마도. -5월의 유서 중
어디 아픈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많이 아픈 거면 어쩌지. 그래서 내일, 아니 다음 달이나 내년에 죽는다면 어쩌지. 1년 남았다고 하시는데 어제 산 연금복권에 당첨되면 어쩌지. 연금복권은 매달 받는 건데 부질없겠네. 그래도 하고 싶은 거 좀 더 편하게 하겠다. 오로라를 보러 가지 않을까? 제주도도. 그리고 언제나 얘기했던 것처럼 인생 쫑파티를 하겠지. 아등바등 애쓰던 모든 걸 내려놓겠지. 어쩌면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유튜브를 할지도 몰라. 음, 긴장되니까 얼굴은 공개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그래. 혼자 사는 집을 정리해야지.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과, 항상 예쁜 말티즈 미소와있어야지. 책도 조금 읽고 그리고 정말 마지막 유서를 써야지. 남는 이들도 결국 괜찮아질 거라는 말을 넣어서. -7월의 유서 중
죽음을 생각하며 삶을 사는 것처럼, 사랑도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는 편이야. 끝이 있을 수 있음에 오늘이 소중해지는 법이니까. 사랑을 말하는 데에는 내일로 미루지 않고, 헤어지더라도 상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사랑을 해. 어떤 철학자가 사랑의 본질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라고 하더라. 그럼에도 사랑을 하겠다고 하는 건, 그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나는 사랑이 고통이라는 걸 알면서도 매번 사랑을 하고 싶다고 투덜대었지. -9월의 유서 중
가장 마음을 쓰는 일이 가장 시작하기 어려워. 너무 마음을 담아버려서 자칫 실패라도 하면 마음이 조각날 것 같거든. -서른 하나, 11월의 유서 중
유서라는 두 글자는 마음속에 무거운 추 하나를 올려놓게 만든다. 추 하나를 올려놓은 마음으로, 살고 있는 시간을 되돌아본다. 지금 나의 삶에 만족하는지. 즐거웠다가 괴로웠다가 또 행복했다가 슬퍼하는 시간들이 충분히 의미가 있는지. 내가 놓치고 있던 것들은 무엇인지. 그런 것이 유서라는 글자를 통해 내게 흘러 들어온다. 그러니 월간 에세이에 가까울지라도 나는 매번 유서라는 제목을 또박또박 적어놓고 글을 썼다. -에필로그 중
저자 소개
강규희
모든 게 즐거운 사람이었다가 모든 게 허무한 사람으로, 지금은 즐거움과 허무를 매일 넘나드는 사람이 되었어요. 책 『월간유서』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는 법』을 쓰고 만들었습니다.








월간유서 (개정판)
“유서는 언제 써야 할까요?”
서른 살에 매달 유서를 쓰기로 결심하고 약 1년간 매달 유서를 쓰고, 편지지에 옮겨 적고, 가지고 다녔습니다. 개인적이고 젊은 죽음을 마주한 이후 죽음을 긍정하고 오늘을 살기 위해서 유서를 썼습니다. 그럼에도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라 처음 예상했던 밝은 유서는 아니게 되었네요.
1년간 썼던 유서를 모았습니다. 제 장례식에는 이 책을 꼭 비치해 두어야겠어요.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던 월간유서가 독자분들께 더 편안히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개정판을 내게 되었습니다. 개정판에서는 표지를 새로 단장하고, 보관하기 좋은 형태로 판형을 다듬고, 글도 매끄럽게 다듬었습니다. 가장 솔직한 기록이자, 스스로에게 바치는 이 책에서, 부디 당신만의 '오늘'을 살아낼 작은 의미를 찾아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목차
[프롤로그]
상담일지
[서른]
11월의 유서
12월의 유서
[서른하나]
1월의 유서
3월의 유서
4월의 유서
5월의 유서
6월의 유서
7월의 유서
9월의 유서
11월의 유서
부모님에게 남기는 글
친구들에게 남기는 글
[에필로그]
유서를 쓰며
책 속으로
이 유서는 죽은 후에는 너를 위한 것이지만 지금은 나를 위한 것이 지. 유서라고 이름 붙인 글을 쓸 때만큼 솔직해지는 순간도 없거든. 매달 유서를 쓰려 해.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유서를 쓸 거야. 나는 암에 걸린 것도 아니고, 지금은 죽고 싶은 마음도 없어. 유서를 쓴다고 걱정하지는 마. 안부를 전하는 마음으로 유서를 쓸게. 그래도 혹시 내 장례식에 오게 되거든 우리 부모님께 괜찮다고 전해줄래? 고마워. - 11월의 유서 중
와작와작. 설탕 조각 부서지는 소리. 달고나 뽑다가 망친 소리, 깨진 유리 조각 밟는 소리. 인생이 와그작거리는 느낌이야. 자꾸만 어디서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 사소한 성공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지금의 나는 겹겹이 쌓인 사소한 실패에 파묻혀 있어. 되는 일이 없는 것 같아. 그것도 꽤 오랫동안. -12월의 유서 중
버킷리스트의 가장 위쪽에는 ‘쫑파티 열기’를 적어야지. 꼭 파티를 열 거야. 이름하야 인생 쫑파티! -1월의 유서 중
외롭다는 단어보다는 조금 더 둥둥 떠 있는 기분이야. 바람이 세게 불면 내가 바람에 실려 갈 수 있을 것 같은, 무게가 발에 충분히 실리지 않은 듯한, 그런 기분. 이런 기분은 언젠가 지나가겠지. 아마도. -5월의 유서 중
어디 아픈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많이 아픈 거면 어쩌지. 그래서 내일, 아니 다음 달이나 내년에 죽는다면 어쩌지. 1년 남았다고 하시는데 어제 산 연금복권에 당첨되면 어쩌지. 연금복권은 매달 받는 건데 부질없겠네. 그래도 하고 싶은 거 좀 더 편하게 하겠다. 오로라를 보러 가지 않을까? 제주도도. 그리고 언제나 얘기했던 것처럼 인생 쫑파티를 하겠지. 아등바등 애쓰던 모든 걸 내려놓겠지. 어쩌면 내 이야기를 하고 싶어 유튜브를 할지도 몰라. 음, 긴장되니까 얼굴은 공개하지 말아야지. 그리고.... 그래. 혼자 사는 집을 정리해야지. 부모님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과, 항상 예쁜 말티즈 미소와있어야지. 책도 조금 읽고 그리고 정말 마지막 유서를 써야지. 남는 이들도 결국 괜찮아질 거라는 말을 넣어서. -7월의 유서 중
죽음을 생각하며 삶을 사는 것처럼, 사랑도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는 편이야. 끝이 있을 수 있음에 오늘이 소중해지는 법이니까. 사랑을 말하는 데에는 내일로 미루지 않고, 헤어지더라도 상대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도록 사랑을 해. 어떤 철학자가 사랑의 본질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이라고 하더라. 그럼에도 사랑을 하겠다고 하는 건, 그 고통을 감내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나는 사랑이 고통이라는 걸 알면서도 매번 사랑을 하고 싶다고 투덜대었지. -9월의 유서 중
가장 마음을 쓰는 일이 가장 시작하기 어려워. 너무 마음을 담아버려서 자칫 실패라도 하면 마음이 조각날 것 같거든. -서른 하나, 11월의 유서 중
유서라는 두 글자는 마음속에 무거운 추 하나를 올려놓게 만든다. 추 하나를 올려놓은 마음으로, 살고 있는 시간을 되돌아본다. 지금 나의 삶에 만족하는지. 즐거웠다가 괴로웠다가 또 행복했다가 슬퍼하는 시간들이 충분히 의미가 있는지. 내가 놓치고 있던 것들은 무엇인지. 그런 것이 유서라는 글자를 통해 내게 흘러 들어온다. 그러니 월간 에세이에 가까울지라도 나는 매번 유서라는 제목을 또박또박 적어놓고 글을 썼다. -에필로그 중
저자 소개
강규희
모든 게 즐거운 사람이었다가 모든 게 허무한 사람으로, 지금은 즐거움과 허무를 매일 넘나드는 사람이 되었어요. 책 『월간유서』와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는 법』을 쓰고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