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붓 요가 다이어리
직장 내 괴롭힘의 시간은 나조차도 나를 불신하고 미워하게 만들었습니다.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날들, 나를 미워하는 것을 멈추기로 결심한 순간과 과정, 그리고 발리 우붓으로 떠나 요가를 통해 행복을 찾아온 여정을 하나의 이야기로 담았습니다. 세상에서 멀어져 오로지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자 떠난 우붓에서 요가지도자과정(TTC)을 수료하며, 몸을 넘어 마음을 수련하는 시간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웠습니다. 세상과 단절되고 싶던 마음은,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어느새 다시 세상과 연결되기 원하는 마음이 되었고, 행복은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알아차림의 과정을 전합니다.
나의 마음을 돌보고 싶은 분, 지금 여기에서 행복한 마음을 갖고자 하는 분, 그리고 삶의 전환점 앞에 서 계신 분들께 이 책이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목차
1. 나를 더 사랑하려는 선택, 퇴사
2. 요가가 왜 좋으냐 물으신다면
3. 지프차 위의 요기니
4. 해외 요가 TTC를 준비하는 자세
5. 우붓의 낯선 밤
6. 우붓 요가 하우스
7. 멋진 자세가 요가의 전부는 아니야
8. Ecstatic Dance, 있는 그대로의 나
9. 걷기 명상은 처음인데요
10. 내 클래스에 온 걸 환영해
11. 얻은 것은 긍정
에필로그
책 속으로
매일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남편이 아침마다 함께 감사 명상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오늘 하루는 감사할 일로 가득 찰 것이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될 것이다… 블라블라…아침에는 긍정과 감사라는 말을 귀에 때려 넣으며 출근하고, 자기 전에는 오늘 감사한 일을 세 가지씩 소리 내서 이야기했다. 요가도 가능하면 매일 가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려 노력했다. 정말 도움은 됐다. 그러나 다시 출근길, 회사에 가까워질수록 심장은 쿵쿵대기 시작했다. 부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으면 꼭 짚고 넘어가는 성격이었던 나는, 너무 억울하면 말문이 막히고 울음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회사에서 우는 사람이 있대요. 그게 나일 줄이야. 먹구름이 낀 나날들이었다.(p.9)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삶은 정말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나마저도 나를, 그리고 내 삶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게 된 것 같다. 잘못 꼬인 매듭을 풀어보려 노력했으나 더 꼬여가는 느낌이었고, 내 인생에 이 매듭이 과연 필요한가를 고민했다. 그리고 이 매듭은 잘라 버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제 한숨 돌리고, 나를 사랑하고 내 삶과 시간을 소중히 여기던 예전의 나로 돌아갈 시간이다.(p.10)
그렇게 요가를 하면서 나를 돌보다 보니 깨달았다. 사람마다 잘 맞는 운동이 있다더니 나에겐 그게 요가였다. 엄마는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다. 딸에게 잘 맞는 운동이 요가라고. 그래서 그런지 요가할 때면 엄마를 생각하게 된다.(p.17)
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밤하늘 가득하던 별은 사라지고 층층이 아름다운 태양의 색들이 드리웠다. 그 풍경은 마치 새해 첫날의 모습처럼, 새로운 결심을 하게 만들 만큼 아름다웠다. 그 멋진 배경을 뒤로하고 지프차 위에서 머리 서기를 하는 요기니 를 보았다. 울퉁불퉁하고 심지어 덜컹대는 보닛 위에서 흔들림 없이 균형을 잡는 그를 보며, 부러움과 존경의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분명 요가를 오래 했거나, 발리에서 요가를 집중적으로 수련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라 마음대로 짐작했다. 사실일지는 모르겠으나 발리에서 원 없이 요가할 그 요기니가 부러웠다.(p.21)
매트 위에서도 쉽지 않은 머리 서기를, 가만히 서 있기도 불안한 보닛 위에서 한다는 것은 그가 넘어질 용기가 있거나, 넘어지지 않을 거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거나, 그 둘 다가 있어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를 바라보며, 불안한 환경 속에서 곧게 중심을 잡고 서려면 어떤 마음과 용기가 필요할지, 그리고 나는 언제쯤 저렇게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생각했다.(p.21)
퇴사 전의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았고 딱히 하고 싶은 일도 목표도 없었다. 신기하게도, 좋아하는 일을 준비하고 있자니 하루하루 시간이 소중하고 열정이 샘솟는다. 내가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이었나. 두근두근한 마음이 너무 오랜만이라 낯설기도 하고 신도 난다.(p.36)
무사히 도착했지만, 방에 들어서자마자 낯선 기분에 다시 두려움이 스르르 몰려왔다. 어릴 때 친구 집에 가서 자면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고, 혼자라 느껴지던 그 외로운 마음이 들었다. 어색한 공간, 삐걱거리는 침대와 곰팡이 쓴 옷장. 이상하리만큼 휑하게 넓지만 깨끗한 느낌은 없는 화장실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나… 적응할 수 있을까.” 어릴 때는 숙소의 컨디션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신경 쓰는 것이 왜 이리 많은지, 점점 불편한 것과 따지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두 번째 우붓은 처음 왔을 때와 너무나 다른 느낌이다. 내가 아는 우붓이 맞는지 낯설었다. 나의 예상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결국 내려놓고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금방 적응하고 익숙해지리라는 것을 안다. 알면서도 첫날은 그런 법이니까. 이 방이 편해질 걸 알면서도 한국의 내 방이 그리운, 그런 낯선 밤이었다.(p.42)
내가 요가를 좋아한 이유 중 하나는 요가할 때만큼은 스트레스 가득한 일상에서 벗어나 행복과 자유를 느낄 수 있어서였다. 그 행복과 자유라는 것은 요가하고 있을 때든, 하고 있지 않을 때든 항상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마음을 일상으로 가져오기 쉽지 않았다.(p.50)
완벽하지 않은 나를 인정하는 것은 요가 동작을 할 때 완벽하지 않은 내 자세를 마주하는 것과 맞닿아있다. 내가 나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요가 동작을 하는 내내 부족한 나를 미워하거나 책망할지도 모른다. 반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면, 요가 동작이 잘되지 않는 날에도 그러려니 인정하고 바라볼 수 있고, 유연성이 부족한 내 몸을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노력하며 나아갈 수 있다.(p.56)
누군가는 익스테틱 댄스를 춤추는 명상과 같다고도 한다. 명상을 할 때 우리는 중간에 다른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졸음에 이끌리기도 하지만, 결국엔 다시 나의 중심을 찾기 위해 명상으로 돌아오려고 노력한다. 내 마음이 과거에 있지 않고, 미래에 있지 않고, 현재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려고 노력한다. 춤추는 명상, 이 두 시간 동안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사랑했으며, 내 마음에 귀 기울였고, 나 자신을 분출했다. 내 몸과 마음은 현재에 있었고, 나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황홀한 명상 시간이었다.(p.67)
생각 속에 빠지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은 지혜라고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는 나의 머릿속을 탓하지 않아도 되고, 그 순간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p.73)
기억하자. 나에게 친절하게 대할 것.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 나를 사랑할 것. 요가 덕분에, 인생에서 중요한 더 많은 것들을 배웠다.(p.90)
우붓 요가 다이어리
직장 내 괴롭힘의 시간은 나조차도 나를 불신하고 미워하게 만들었습니다.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날들, 나를 미워하는 것을 멈추기로 결심한 순간과 과정, 그리고 발리 우붓으로 떠나 요가를 통해 행복을 찾아온 여정을 하나의 이야기로 담았습니다. 세상에서 멀어져 오로지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고자 떠난 우붓에서 요가지도자과정(TTC)을 수료하며, 몸을 넘어 마음을 수련하는 시간을 통해 삶의 자세를 배웠습니다. 세상과 단절되고 싶던 마음은, 스스로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어느새 다시 세상과 연결되기 원하는 마음이 되었고, 행복은 결국 자신을 사랑하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 알아차림의 과정을 전합니다.
나의 마음을 돌보고 싶은 분, 지금 여기에서 행복한 마음을 갖고자 하는 분, 그리고 삶의 전환점 앞에 서 계신 분들께 이 책이 작은 위로와 용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목차
1. 나를 더 사랑하려는 선택, 퇴사
2. 요가가 왜 좋으냐 물으신다면
3. 지프차 위의 요기니
4. 해외 요가 TTC를 준비하는 자세
5. 우붓의 낯선 밤
6. 우붓 요가 하우스
7. 멋진 자세가 요가의 전부는 아니야
8. Ecstatic Dance, 있는 그대로의 나
9. 걷기 명상은 처음인데요
10. 내 클래스에 온 걸 환영해
11. 얻은 것은 긍정
에필로그
책 속으로
매일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남편이 아침마다 함께 감사 명상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오늘 하루는 감사할 일로 가득 찰 것이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가 될 것이다… 블라블라…아침에는 긍정과 감사라는 말을 귀에 때려 넣으며 출근하고, 자기 전에는 오늘 감사한 일을 세 가지씩 소리 내서 이야기했다. 요가도 가능하면 매일 가서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려 노력했다. 정말 도움은 됐다. 그러나 다시 출근길, 회사에 가까워질수록 심장은 쿵쿵대기 시작했다. 부당하거나 억울한 일을 겪으면 꼭 짚고 넘어가는 성격이었던 나는, 너무 억울하면 말문이 막히고 울음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회사에서 우는 사람이 있대요. 그게 나일 줄이야. 먹구름이 낀 나날들이었다.(p.9)
내일이 오지 않기를 바라는 삶은 정말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꼈다. 나마저도 나를, 그리고 내 삶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게 된 것 같다. 잘못 꼬인 매듭을 풀어보려 노력했으나 더 꼬여가는 느낌이었고, 내 인생에 이 매듭이 과연 필요한가를 고민했다. 그리고 이 매듭은 잘라 버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이제 한숨 돌리고, 나를 사랑하고 내 삶과 시간을 소중히 여기던 예전의 나로 돌아갈 시간이다.(p.10)
그렇게 요가를 하면서 나를 돌보다 보니 깨달았다. 사람마다 잘 맞는 운동이 있다더니 나에겐 그게 요가였다. 엄마는 어렴풋이 알았던 것 같다. 딸에게 잘 맞는 운동이 요가라고. 그래서 그런지 요가할 때면 엄마를 생각하게 된다.(p.17)
해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자, 밤하늘 가득하던 별은 사라지고 층층이 아름다운 태양의 색들이 드리웠다. 그 풍경은 마치 새해 첫날의 모습처럼, 새로운 결심을 하게 만들 만큼 아름다웠다. 그 멋진 배경을 뒤로하고 지프차 위에서 머리 서기를 하는 요기니 를 보았다. 울퉁불퉁하고 심지어 덜컹대는 보닛 위에서 흔들림 없이 균형을 잡는 그를 보며, 부러움과 존경의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분명 요가를 오래 했거나, 발리에서 요가를 집중적으로 수련하고 있는 사람일 것이라 마음대로 짐작했다. 사실일지는 모르겠으나 발리에서 원 없이 요가할 그 요기니가 부러웠다.(p.21)
매트 위에서도 쉽지 않은 머리 서기를, 가만히 서 있기도 불안한 보닛 위에서 한다는 것은 그가 넘어질 용기가 있거나, 넘어지지 않을 거라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거나, 그 둘 다가 있어서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를 바라보며, 불안한 환경 속에서 곧게 중심을 잡고 서려면 어떤 마음과 용기가 필요할지, 그리고 나는 언제쯤 저렇게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지 생각했다.(p.21)
퇴사 전의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았고 딱히 하고 싶은 일도 목표도 없었다. 신기하게도, 좋아하는 일을 준비하고 있자니 하루하루 시간이 소중하고 열정이 샘솟는다. 내가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이었나. 두근두근한 마음이 너무 오랜만이라 낯설기도 하고 신도 난다.(p.36)
무사히 도착했지만, 방에 들어서자마자 낯선 기분에 다시 두려움이 스르르 몰려왔다. 어릴 때 친구 집에 가서 자면 갑자기 엄마가 보고 싶고, 혼자라 느껴지던 그 외로운 마음이 들었다. 어색한 공간, 삐걱거리는 침대와 곰팡이 쓴 옷장. 이상하리만큼 휑하게 넓지만 깨끗한 느낌은 없는 화장실을 보며 한숨이 나왔다. “나… 적응할 수 있을까.” 어릴 때는 숙소의 컨디션에 크게 구애받지 않았다. 나이가 들수록 신경 쓰는 것이 왜 이리 많은지, 점점 불편한 것과 따지는 것이 많아지고 있다. 두 번째 우붓은 처음 왔을 때와 너무나 다른 느낌이다. 내가 아는 우붓이 맞는지 낯설었다. 나의 예상과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그러나 결국 내려놓고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금방 적응하고 익숙해지리라는 것을 안다. 알면서도 첫날은 그런 법이니까. 이 방이 편해질 걸 알면서도 한국의 내 방이 그리운, 그런 낯선 밤이었다.(p.42)
내가 요가를 좋아한 이유 중 하나는 요가할 때만큼은 스트레스 가득한 일상에서 벗어나 행복과 자유를 느낄 수 있어서였다. 그 행복과 자유라는 것은 요가하고 있을 때든, 하고 있지 않을 때든 항상 느낄 수 있어야 하는데 그 마음을 일상으로 가져오기 쉽지 않았다.(p.50)
완벽하지 않은 나를 인정하는 것은 요가 동작을 할 때 완벽하지 않은 내 자세를 마주하는 것과 맞닿아있다. 내가 나의 모습을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요가 동작을 하는 내내 부족한 나를 미워하거나 책망할지도 모른다. 반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면, 요가 동작이 잘되지 않는 날에도 그러려니 인정하고 바라볼 수 있고, 유연성이 부족한 내 몸을 받아들이고 그 자리에서 노력하며 나아갈 수 있다.(p.56)
누군가는 익스테틱 댄스를 춤추는 명상과 같다고도 한다. 명상을 할 때 우리는 중간에 다른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졸음에 이끌리기도 하지만, 결국엔 다시 나의 중심을 찾기 위해 명상으로 돌아오려고 노력한다. 내 마음이 과거에 있지 않고, 미래에 있지 않고, 현재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려고 노력한다. 춤추는 명상, 이 두 시간 동안 나는 누구보다 나 자신을 사랑했으며, 내 마음에 귀 기울였고, 나 자신을 분출했다. 내 몸과 마음은 현재에 있었고, 나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황홀한 명상 시간이었다.(p.67)
생각 속에 빠지는 것은 지양해야 하지만,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은 지혜라고 한다.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는 나의 머릿속을 탓하지 않아도 되고, 그 순간 알아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위로가 되었다.(p.73)
기억하자. 나에게 친절하게 대할 것. 나를 자랑스럽게 여길 것. 나를 사랑할 것. 요가 덕분에, 인생에서 중요한 더 많은 것들을 배웠다.(p.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