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bird was there
사진가 이준식이 2019년도 겨울, 홋카이도 여행에서 만난 설경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집입니다.
편집자의 말 & 책 속으로
도시의 여러 풍경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이준식 작가는 생성과 파괴가 반복되는 도시의 이면, 밝고 화려한 거리와 어둡고 소외된 이들이 머무는 골목의 온도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제적인 도시가 가진 본질적인 모습을 생생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지요. 하지만 이번 홋카이도에서의 작업은 그동안 보았던 것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작가의 시선이 이전보다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이준식이라는 사람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았죠. 그 점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홋카이도는 눈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온통 눈으로 덮여있는 곳이죠. 작가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발걸음이 이끌리는 대로 걸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시야를 가릴 만큼 눈이 쏟아져 내리는 동안, 그는 자신이 무엇을 찍는지도 모르는 채 셔터를 계속해서 눌렀습니다.
“몰아치는 흰 눈과 점점 더 짙어져 가는 푸르스름한 빛.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이 무서웠냐고 묻는다면, 이상하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내 손은 어느새 주변을 담고자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작가노트 중
사람인지 바다인지, 나무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희미한 무언가를 향해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리고 그가 포착한 홋카이도의 여러 순간을 보면 마치 제가 그와 함께 같은 시간, 공간 속에 있는 듯했습니다. 이윽고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와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을까? 그리고는 스스로 물어봅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문득 파랑새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났지만 정작 파랑새는 자신이 살던 집의 지붕 위에 있었다는 『파랑새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파도처럼 일렁거렸던 알 수 없는 실루엣은 모두 사람의 그것이었고, 명암 차이가 느껴지던 곳도 그저 바다였다. 또한 한 그루라 생각했던 나무 뒤엔 수많은 나무가 있었다. 결국 검은 새가 날아가도, 하얀 배가 지나가도 내가 바라보고자 했던 건 내 시각 너머의 무엇이었다." -작가노트 중
“내 눈앞의 존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마냥 쫓아가기만 했던 걸 생각하면 파랑새가 문득 떠올랐던 게 단지 우연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작가노트 중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매일 어디론가 떠납니다. 가끔 눈보라를 맞기도 합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폭설 속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두리번거리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한 줄기 빛을 쫓아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작가는 홋카이도 여행에서 파랑새의 흔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쫓아갑니다. 이 사진집은 그 희미한 파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작가 소개
이준식(Lee Junsik) instagram@orangepolo
대구를 기반으로 사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일상의 조각을 주워 다시 조립하는 연습을 합니다. 최근엔 사진 단상집 『작별의 옆모습』(2021, 밤의출항)을 발간했습니다. 잔잔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작업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표지 종이의 특성 상 약간의 오염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Blue bird was there
사진가 이준식이 2019년도 겨울, 홋카이도 여행에서 만난 설경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사진집입니다.
편집자의 말 & 책 속으로
도시의 여러 풍경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 이준식 작가는 생성과 파괴가 반복되는 도시의 이면, 밝고 화려한 거리와 어둡고 소외된 이들이 머무는 골목의 온도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눈으로 볼 수 있는 실제적인 도시가 가진 본질적인 모습을 생생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지요. 하지만 이번 홋카이도에서의 작업은 그동안 보았던 것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작가의 시선이 이전보다 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이준식이라는 사람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았죠. 그 점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홋카이도는 눈의 도시로 유명합니다. 온통 눈으로 덮여있는 곳이죠. 작가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발걸음이 이끌리는 대로 걸으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시야를 가릴 만큼 눈이 쏟아져 내리는 동안, 그는 자신이 무엇을 찍는지도 모르는 채 셔터를 계속해서 눌렀습니다.
“몰아치는 흰 눈과 점점 더 짙어져 가는 푸르스름한 빛. 그것 말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순간이 무서웠냐고 묻는다면, 이상하게도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내 손은 어느새 주변을 담고자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작가노트 중
사람인지 바다인지, 나무인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희미한 무언가를 향해 셔터를 눌렀습니다. 그리고 그가 포착한 홋카이도의 여러 순간을 보면 마치 제가 그와 함께 같은 시간, 공간 속에 있는 듯했습니다. 이윽고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도로를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와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을까? 그리고는 스스로 물어봅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을까?" 문득 파랑새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났지만 정작 파랑새는 자신이 살던 집의 지붕 위에 있었다는 『파랑새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파도처럼 일렁거렸던 알 수 없는 실루엣은 모두 사람의 그것이었고, 명암 차이가 느껴지던 곳도 그저 바다였다. 또한 한 그루라 생각했던 나무 뒤엔 수많은 나무가 있었다. 결국 검은 새가 날아가도, 하얀 배가 지나가도 내가 바라보고자 했던 건 내 시각 너머의 무엇이었다." -작가노트 중
“내 눈앞의 존재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마냥 쫓아가기만 했던 걸 생각하면 파랑새가 문득 떠올랐던 게 단지 우연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작가노트 중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매일 어디론가 떠납니다. 가끔 눈보라를 맞기도 합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폭설 속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른 채 두리번거리다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한 줄기 빛을 쫓아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작가는 홋카이도 여행에서 파랑새의 흔적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쫓아갑니다. 이 사진집은 그 희미한 파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작가 소개
이준식(Lee Junsik) instagram@orangepolo
대구를 기반으로 사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일상의 조각을 주워 다시 조립하는 연습을 합니다. 최근엔 사진 단상집 『작별의 옆모습』(2021, 밤의출항)을 발간했습니다. 잔잔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작업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 표지 종이의 특성 상 약간의 오염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